“유기농의 기본은 생태, 건강, 공정, 배려입니다. 친환경도 중요하지만, 농업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인재의 유입이 있어야 해 인구소멸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합니다.”

순천시 별량면에서 유기농쌀작목반 소속으로 벼농사를 짓고 있는 현영수(67)명인.

현 명인은 유년 시절부터 청년 농민 활동을 시작, 군 복무 시기를 제외하고는 이곳을 떠난 적 없는 별량면 정통 농부다.

그가 유기농업에 본격적인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지난 1993년 ‘새농민상’ 수상 후 포상으로 주어줬던 일본 교토·나고야 선진농업연수 때문이었다. 당시 일본의 최정상급 유기 농가를 방문해 환경과 미래 안전먹거리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마음에 크게 와 닿아 귀국 후 유기농에 도전했다.

보고 온 것처럼 유기농은 쉽지　않았고　맨땅에 헤딩하듯 시작했다. 체계적 매뉴얼 하나 없이 모든 것을 경험으로 터득해야 했다.

토양관리, 병해충관리, 수확 후 관리 등 직접 하나하나 체험하면서 나름의 방법을 정리해 나갔다.

그중 관건은 잡초관리로 처음 일본에서 배워온 오리농법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지하수 오염 등 많은 부작용으로 포기했다.

많은 고심 끝에 한국 상황에 맞는 ‘새끼 우렁이농법’을 과감히 도입해 성공시켰다.

왕우렁이는 값이 비싸고 어린 묘를 갉아 먹어 어린 우렁이를 투입해 비용 절감과 잡초방제에 큰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이 같은 철저한 관리와 친환경 농법을 지속 유지해 온 결과 지난 2011년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2호로 지정됐다.

현재는 2만9천752.06㎡(9천평)가 조금 넘는 면적에서 100% 전량 계약재배를 통해 유기농 벼를 재배하고 있다.

이렇게 생산되는 쌀과 오색미는 전남도 학교급식과 순천농협을 통해 순천로컬푸드 매장에 서 판매되고 있다.

또한, 현 명인은 지난 2019년부터 별량면 주민자치 회장으로 논아트 모내기, 허수아비 체험 행사 등을 기획해 학생·도시 소비자가 같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농업 홍보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명인의 앞으로 계획은 농촌소멸에 대비하고 많은 유기농 농가가 늘어나 농촌의 활력을 불어 일으키는 것이다.

현영수 명인은 “2000년 청년회장을 지낼 당시 이곳 인구는 7천800여명으로 지금은 5천명이 조금 넘는다”며 “불과 20년 만에 인구가 줄어들고 출퇴근으로 농사짓는 사람들도 있어 10년 후에는 노령농업인들만 사는 마을로 희망이 없는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곳 초등학교, 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돼 있어 아이들이 마을과 학교를 넘나들면 배워 조금은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학생들과 일반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유기농에 대한 가치 신념을 제대로 배워 많은 농가가 친환경에 도전한다면 유기농 농업 1세대로서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조언하는 시간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별량면의 활력을 소망했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