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광주고법·지법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5·18 손배 위자료 인정액이 다른 법원에 비해 적다는 지적이 일었다. 9천만원 정도인 서울과 다르게 2천300만원 가량이어서 2-4배 차이라는 호소가 있다는 질의가 그것이다. 논란이 불가피했다. 광주지법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답변을 냈다.

광주고법이 ‘5·18민주화운동 정신적 손해배상’ 항소심 10건에 대해 모두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하면서 위자료를 추가 증액했다. 1심 금액이 과소했다면서 1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늘린 것이다. 법원 안팎에서는 기존 1억원이던 사망 피해자 위자료 기준을 2억원으로 상향하고, 최고 장애등급 상한도 2배 늘리는 등 다시 책정했다는 분석이다.

개별 사건이 아니다. 유사한 사안을 두고도 법원마다 산정이 달랐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공정과 상식의 취지에 분명히 어긋나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 형평성도 그렇고 법원 신뢰에 영향이 미치게 된다. 당사자들에게 상실감을 안기고 있다. 공법단체 5·18민주유공자유족회는 입장문에서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들에 대한 또 다른 형태의 2차 가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배상을 받는 과정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절대 안 되며 국가에 의한 책임있는 배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사 소송에서 정신적 손해배상 위자료 산정은 재판부의 재량이라 하더라도 현격한 차이는 합당치 않다. 지역을 떠나서 동일한 액수로 산출돼야 한다. 국감장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광주에서 1심보다 상향한 판결이 잇따라 나온 것은 고무적이다. 지역에 따른 지나친 편차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앞으론 1심에서도 합리적인 수준의 증액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당연하다.

평소 5·18 관련 손배 인정액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불만에 귀 기울인 광주법원의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 똑같이 국가범죄에 의한 피해다. 5·18 단체는 국가와 사법부가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길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