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공공건축물 건립 사업 상당수가 반복되는 부실 공사와 무리한 업무 추진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한다. 시의회는 시정질문을 통해 실태를 꼬집었다. 강수훈(더불어민주당·서구1) 시의원은 구체적 사례를 나열했다. 먼저 광주시종합건설본부의 경우 최근 시 감사에서 지적된 시립체육관 3곳의 철근 부족, 마감재 누락 등을 언급하고 있다.

무리한 업무의 예로는 예산과 부지 접근성 문제가 있었지만 진행했다가 일시 중지된 장애인회관을 꼽았다. 인근 버스 정류장과 800m나 떨어져 있고 부지까지 인도가 없는 등 부적정한 입지를 간과했다. 특히 사직공원 상설공연장 조성(42억5천만원), 극락강역 폐사일로 문화재생사업(20억원) 등은 설계 완료 전에 공사 계약을 먼저 체결했다.

첨단체육공원 다목적체육관도 불과 800m 거리에 첨단 체육관이 위치하고 있으나 설계 용역(2억원)에 들어갔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은 인근에 도로 사업이 계획돼 경계가 미확정된 상태였음에도 설계부터 착수해 추가 공사비가 460억원에 이른다. 주무부서 뿐 아니라 기획과 실행부서 이원화에 따른 무책임의 전형이다.

광주만의 특색을 담아야 한다는 목표는 고사하고 안전까지 외면했다. 소중한 세금이 투입되는 공공사업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따르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인데도 지켜지지 않았다. 무시됐다. 실로 어처구니가 없다. 일반의 상식으로도 어긋나는 행태다. 비난받아 마땅하다. 광주시는 “공공건축물 건설은 연속성을 띠고 있어 매년 예산 상황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상황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면서 사업의 목적이 훼손되지 않도록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민 불편으로 이어지고 삶의 질을 위협하는 중대 사안을 그냥 넘겨선 안 된다. 추후 더 큰 비용을 초래할게 뻔하다. 기획 단계부터 시공 후 운영까지 모든 과정에 부정과 허점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광주시는 잘못된 기획을 줄이고 낭비되는 예산을 막을 수 있는 공공건축지원센터 설치 제안도 검토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