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무등, 사랑…. 일상 속 여러 사물을 소재로 삶의 단편들을 노래한 시집이 발간돼 눈길을 끈다.

박은영 (사)동행 문학지교 나눔공동체 대표가 펴낸 5번째 시집 ‘가난한 당신의 문장’(글동네刊)이다.

총 5부 120여 편이 담긴 이번 시집은 박 대표가 일상 속 보고 듣고 느낀 삶의 표상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집 첫머리를 장식하는 ‘서시’에 이어 주위 사람들과 함께 걷는 길을 떠올리며 쓴 ‘동행’, 떠올리기만 해도 심금을 울리는 ‘징소리’ 등 작품이 1부를 채운다.

2부 제목이기도 한 ‘그대에게 가는 길’은 차를 달이는 시간을 은유적으로 나타낸 글이다. 은은한 향기를 맡으며 떠올리는 그리움의 서정이 돋보인다.

3부 ‘바람꽃’에서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시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꽃을 위한 노래’, ‘무등’, ‘가을의 연가’ 등 꽃과 나무, 낙엽진 가을 풍경 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수록돼 있다.

4부 제목이자 표제작인 ‘가난한 당신의 문장’은 시인의 아버지를 떠올리며 써내려간 시다. 엄숙하셨지만 자식들에게 한없이 따뜻했던 살아생전 아버지를 셋째 딸인 시인의 시선으로 담아냈다.

5부 ‘저 벽을 넘어’에선 그리움, 사랑의 감정이 읽힌다. 지금까지 시인이 걸어간 인생, 가족과 주변인들에 대한 애틋함을 투영해낸 ‘그리움’ 연작, ‘봄길’ 등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박은영 대표는 “이번 시집이 시를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널리 읽히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인생의 희로애락이 깃든 시 한편 한편엔 당시의 절절한 이야기가 묻어나있다.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종 시인은 평설을 통해 “박 시인의 이번 시집 주제는 ‘어머니’와 ‘무등’에 모아지지만 이에 매이지 않는 활달함으로 주변 여러 사물을 차별없이 노래한다는 점에서 그 성과는 가히 풍작이라 할 수 있다”며 “또 하나의 주제인 ‘사랑’은 주변 사물에 걸쳐진 우주적 감정 내지는 삼라만상을 상대해 얻어낸 자별한 자장가이기도 하다. 그가 펼쳐낼 다음의 시적 향방이 매우 기대된다”고 평했다.

한편 박 대표가 몸담은 (사)동행 문학지교 나눔공동체는 문학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비영리단체로 매년 문학지 발간, 시와 음악이 함께하는 공연 등을 통해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오는 10월 초 충장축제 기간에는 충장다방 및 문학지 출판기념회를, 11월19일 동구문화센터에서는 시민과 함께하는 동행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최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