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와 더불어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추석 연휴 직후 개최한 광주 공항 이전 간담회 자리에서 전남도가 광주시를 직격했다. 최근 강기정 시장의 ‘함흥차사’, ‘플랜B’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를 요구한 것이다. 김영록 지사는 “주객 전도성 언론플레이는 전남도의 노력을 무시하고 도민 전체를 비하하는 행태다”고 작정 비판했다. 김 지사는 2025년 상반기까지 예비이전후보지 선정을 위해 협력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올해 연말을 데드라인으로 삼는 광주시 방침과 배치되는 것이다.

앞서 강 시장은 주민설명회에서 ‘지난해 12월 광주 민간·군공항을 무안으로 통합 이전하기로 합의하고도 함흥차사’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전남도는 연이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면 반박했다. 김 지사가 이번엔 2021년까지 민간공항 이전을 약속한 2018년 협약 미이행에 따른 무안군민의 해묵은 불신 해소를 위한 사과와 함께 인식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광주시의 대응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안군을 함께 설득해도 부족할 판에 상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 시장이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는 것도 정치적 부담 때문에 수용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허송세월한 시간 만큼 결코 쉽지 않은 최대 현안이다. 군공항 이전 지역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담은 특별법 제정, 일부 무안 주민들의 찬성 여론 등 의미있는 변화가 있기는 했어도 강경한 반대 기류를 뒤집지는 못하고 있다. 물론 광주시·전남도가 상생 과제로 안간힘을 쏟아붓고 있는 점에서 가까운 시일 내 물꼬를 틀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전남도의 생각대로 광주시 또한 일방적이고 밀어붙이기식은 아닐 것이다. 김산 무안군수가 한사코 피한다면 강 시장과 김 지사라도 자주 만나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야 한다. 실무진에서도 책임감으로 논의를 지속해 접점을 찾는 노력을 해야 한다. 예비이전후보지 결정을 위한 협업에 방점을 찍어야 하고 상대를 자극하는 감정적인 언사는 자제하는 게 맞다. 분명 서둘러야 하지만 조급해 해선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의 입장 차이를 줄일 전향적 방안부터 숙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