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 저렴”…영암군, ‘소아청소년과’ 호응
고향사랑기금 활용…지역아동 의료 공백 해소
24년 만에 개설…의료기관 협약 첫 진료 개시
2024. 08. 22(목) 19:56 가+가-

영암군이 고향사랑기금을 활용해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한 가운데 지난 19일부터 진료를 시작해 지역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영암군 제공>

“아이가 아프면 가깝지 않은 거리를 가야 해서 부담이 됐는데, 가까운 데에서 진료보게 돼 너무 좋다. 비용도 저렴하다고 들었다.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영암군 군서면에 사는 아이 엄마 김연서 씨는 아이가 아프면 걱정이 곱절이었다. 아이가 아픈 것도 속상하지만, 왕복 2시간 걸려 소아청소년과가 있는 무안과 목포, 나주까지 나가야하는데, 영암군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 개설로 시름을 덜어줬다.

영암군은 22일 “지난 19일 삼호보건지소, 20일 영암군보건소에서 차례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간호사가 첫 진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문의는 간호사의 도움을 받으며 이비인후과에서 쓰는 ENT 유닛과 귀 내시경 등 의료기기를 이용해 아이를 진료했다. 이어 아이와 동행한 김 씨에게 아이의 상태를 설명했다.

집 가까이에서 전문의의 진료를 받고 김 씨가 지불한 의료비는 1천100원이다. 처방만 받을 경우는 500원만 내면 된다. 2000년 개설돼 2004년까지 진료를 본 영암군의 마지막 소아과가 문을 닫은 이후, 소아와 청소년이 전문의의 돌봄을 받은 모습은 20년 만의 풍경이었다.

영암군은 전국 최초 고향사랑기금으로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할 수 있었고, 이런 사정을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란 이름에 반영했다. 사실 기금이 있어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보다 어려웠다.

전문 의료인들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에 꾸준히 구인 안내서를 올려도 지원자는 없었다. 가까운 광주·목포·무안·나주 아동병원에 1주일에 2-3일 진료해 줄 의료진을 요청해도 ‘불가’ 통보만 돌아왔다. 포기하지 않고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영암군은 전문의와 간호사를 초빙해 올 수 있었다. 지난 14일 영암군은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 4개 의료기관과 업무협약도 맺었다. 영암의 전문의가 검사·진료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환자가 방문하면, 의료기관들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영암한국병원, 남악아동병원, 목포미즈아이병원, 엘에이치미래아동병원은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와 함께 영암 아이들을 돌보기로 했다. 나아가 지역 소아청소년 건강증진, 의료서비스 환경 개선 등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평소 영암군민들이 소아과가 영암에 꼭 필요하다는 건의를 많이 했다”며 “일자리와 정주여건 때문에 지방을 떠나는 지방소멸 위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한편, 영암군의 고향사랑 소아청소년과는 월·수·금요일 삼호보건지소, 화·목요일 영암군보건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0-18세를 진료한다.

/영암=나동호 기자
영암=나동호 기자
많이 본 뉴스
  1. 1
    “호남삼육중 지역의사·지역인재전형 제외 부당”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지역의사 전형과 2028학년도 대입 지역인재전형에서 ‘각종학교’인 호남삼육중 졸…

    #교육
  2. 2
    [고흥 관광·축제 활성화 미래전략포럼]“방문객 모으기 넘어 숙박·지출 만드는 축제 만들자”…

    전남광주 고흥지역 관광·축제 활성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고흥 관광·축제 활성화 미래전…

    #특집·시리즈
  3. 3
    전남광주시 22일 ‘첫 국감’…호남 반도체·통합 성과 검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첫 국정감사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행정통합의 실질적인 성과가 주요 쟁…

    #정치
  4. 4
    남구, 국회도서관 분원 후보지 ‘송암공원’ 공식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남구가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유치 우선 후보지를 송암근린공원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사실상 …

    #사회
  5. 5
    전남광주 ‘25조 금고’ 선정 임박…‘평가 룰’ 촉각

    연간 25조원 규모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재정을 맡을 차기 금고 선정 심사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승부의 변…

    #정치
  6. 6
    소상공인 지원사업 36개 중 16개 집행률 70% 미달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지원사업 36개 가운데 16개 사업의 실집행률이 70%에 미…

    #정치
  7. 7
    대학 ‘공동연구소’ 건립 지연 반도체 인재 양성 차질 우려

    수천억원 규모의 국립대학교 반도체 공동연구소 건립 사업이 대학 측의 부지 선정·설계 문제 등을 이유로 지연되…

    #교육
  8. 8
    전남광주 혁신연대 “초광역특구법 즉각 철회해야”

    전남광주 혁신연대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초광역특구법’(메가특구법)이 노동자의 생존권과 환경을 위협한다…

    #사회
  9. 9
    “이젠 흉기 피하는 법까지”…잇단 난동에 시민들 ‘공포’

    “이제는 길을 걷다가 흉기를 든 사람을 만날까 봐 셀프 대처법까지 알아둬야 하다니…….” 최근 전남광주…

    #사회
  10. 10
    1편성 2량 36좌석 최대 153명 탑승…출퇴근길 수송력 우려

    내년 1월 시운전을 앞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전동차가 처음 공개됐다. 1편성당 좌석은 36석, 최대 탑승 …

    #정치

기사 목록

광주매일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