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품 팔아 2년째 어린이집에 간식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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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작년 이어 올해도 과자·빵 기부…신원 공개 원치 않아
자원봉사자 등 600명분 꾸러미 제작…“아이들 웃는 세상되길”
2024. 05. 07(화) 20:34 가+가-

광주 동구 익명의 80대가 기부한 과자, 빵 등을 충장동 통장단과 자원봉사자 20여명이 간식 꾸러미로 포장하고 있다. 간식 꾸러미는 600여명분으로 관내 어린이집 11곳에 전달됐다.<광주 동구 충장동 통장단 제공>

익명의 기부자가 2년 연속 광주 동구 어린이들을 위한 간식을 기탁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7일 동구에 따르면 80대 A씨가 어린이날을 며칠 앞둔 지난 2일 동구 충장동 관내 어린이집 11곳에 간식 꾸러미 600여개를 기부했다.

A씨는 지난해부터 과자, 빵, 과일 등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춘 간식들을 어린이집에 기부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신원을 밝히기를 거부한 A씨는 긴급 주거복지 대상자에 선정될 만큼 경제적인 어려움에 놓여있음에도 낮에는 시장에서 배달 일을 하고 밤에는 캔이나 고물 등을 수집해 판 돈을 모아 아이들의 간식을 마련하고 있다.

A씨가 기부를 하게 된 계기는 과거 가정사로 인해 자신의 자녀들을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 때문이다. 더불어 ‘아이들이 미소 짓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A씨의 이 같은 마음과 선행은 주변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간식 꾸러미에 들어가는 과일과 빵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정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한 것이다.

제과점 사장 B씨는 “평소에도 A씨가 빵을 사가곤 하는데 매번 서비스로 빵을 몇 개씩 더 드리려고 해도 한사코 거절하셔서 마음이 쓰였었다”며 “이렇게나마 좋은 일에 동참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충장동 통장단과 자원봉사자 20여명도 600여개의 간식을 소분하고 배달하는 데 손을 보탰다.

이는 A씨가 올해 준비한 간식 양이 지난해보다 훨씬 많아 이를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어 지역사회 내 취약계층 이불빨래 지원 사업인 ‘동구라미 빨래방’을 통해 인연이 된 충장동 통장단에게 직접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양섭 광주 동구 통장단 회장은 “자신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으면서도 아이들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았다”며 “꾸러미를 만들고 나누는 데 함께해 준 통장님들과 자원봉사자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장은정 기자
장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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