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선생의 역경 강좌](190)육십사괘해설:53. 풍산점(風山漸) 中
초육(鴻漸于干), 육이(鴻漸于磐), 구삼(鴻漸于陸)
2024. 03. 14(목) 20:32 가+가-
점괘 초육의 효사는 ‘홍점우간 소자려 유언 무구(鴻漸于干 小子厲 有言 无咎)’이다. 즉 ‘큰 기러기가 물가에 이른다. 무지한 어린 사람들에게 원망을 듣고 비방의 말이 있지만 허물, 화는 없다’는 뜻이다.
초효는 양위에 음효로 그 위가 바르지 않고 유약하여 세상 경험이 없는 어린 소자에 비유할 수 있다. 초육은 괘의 처음이고 물과 뭍의 경계인 가장자리(干)에 나와 배회하고 있으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기러기 소자는 불안하고 위태롭다(小子厲).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나 육사는 같은 음으로 상응하지 않으니 도와주지 않고 야단만 친다(有言). 그러나 초육은 유약하니 결코 망진(妄進)하지는 못하여 허물을 짓지는 않는다(无咎). 초육의 기러기가 세상에 처음 나와 당면한 상황이 이러하다.
상전에서는 ‘무지한 어린 사람들에게 원망을 듣지만 의리상 허물이 없다’고 해서 ‘소자려 의무구야(小子厲 義无咎也)’라 말한다.
이때는 신용을 얻지 못하나 때를 기다리면 이룰 수 있다. 안좋은 소리나 비방을 들으나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고 어리석은 사람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초효는 응비(應比)의 효가 없어 도와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없어 올라가기 힘들다. 그래서 옆에서 야단맞을 위험도 있고 위태롭기도 하지만, 위험한 것은 어리고 젊어서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서서히 나아가면 허물은 없는 것이다. 예컨대 나이가 어린 자가 관(官)에 임명되면 그 자리가 올바르지도 못하고 안정되지도 않는 것과 같다.
초육을 얻으면 물건의 처음에 해당되어 숙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듬거리고 실수나 착오 등이 많을 때이다. 착수의 기회가 무르익지 않았고 인적 배치도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생기지만 이를 극복해 나아가면 곧이어 순조로워진다.
운기는 호전(好轉)되려는 기운이 있으나 기운이 약하고 신용을 아직은 얻지 못했으니 성급하면 뜻이 좌절된다. 안 좋은 소리나 비방을 들을 수 있으나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고 때를 기다리면 이룰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초육을 만나면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바라는 바 등은 성급해 하지 말고 현재는 착수가 조금 빠르니 기다려야 하며, 도와주는 손윗사람이 없기 때문에 금방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이 앞서서 일을 관철하려 하지 말고 변가인(變家人)이니 집에 있는 사람이 대신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혼인은 불평불만이 많고 지체되기 쉽지만, 결국에는 가인(家人)으로 변하여 성사되고 좋은 인연이다. 잉태는 초산으로 걱정이 많지만 평산이다.
병은 열이 나고 점차 위험해져가니 초기에 충분한 치료가 필요하다.
기다리는 것과 가출인은 소식이 있고, 분실물은 많은 경우 집안에서 발견되고 찾을 수 있다. 천시는 흐리던 날씨가 해가 뜨고 맑아진다.
「사업 성공의 길흉 여하」의 [실점예]에서 초육을 얻고 점고하기를, ‘점괘는 산 위에 나무가 크게 자라는 상이나 지금은 처음에 해당하여 시작으로, 아직은 신용도 약하고 주변의 어리석은 사람들이 말이 많아 이들과 다툼이 있으며 도와주는 윗사람이 없다. 그러나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사람들과 다툼하는 것이니 걱정할 것은 없고 화(禍)는 없다. 속성(速成)을 바라지 말고 인내하면서 단계적으로 성실히 사업에 임해 나아가면 사년 후에는 목적한 바를 달성한다’고 말해 역시 그러했다.
점괘 육이의 효사는 ‘홍점우반 음식간간 길(鴻漸于磐 飮食衎衎 吉)’이다. 즉 ‘큰 기러기가 물가의 넓은 바위에 이르러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즐기니 길하다’는 뜻이다.
이효는 음위에 음효로 유순중정한 효로 구오인 군주와 바르게 음양상응하여 이제는 불안하거나 위태롭지 않다. 친구들과 함께 차분히 때를 기다리면 된다.
이제 기러기가 물에서 뭍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뭍에 있는 너럭바위(磐)에까지 왔다. 동료 기러기들과 편안히 앉아 너럭바위에 있는 먹이를 즐겁게 먹으면서(飮食衎衎) 기다리면 길한 일이 있다.
상왈(象曰)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즐긴다는 것은 할 일 없이 먹고 노는 것이 아니다’고 하여 ‘음식간간 불소포야(飮食衎衎 不素飽也)’라 말한다.
지금은 서서히 기반이 잡히고 점점 발전해 가는 때이나 시험에서 합격이나 진급은 조금 빠르다. 육이는 기러기가 물가의 넓은 바위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육이는 유순중정(柔順中正)의 효로 구오와 응하여 안정을 얻는다고 볼 수 있어, 구오로부터 풍요롭게 식록(食祿)을 받아 스스로 즐길 뿐 아니라 사람들과도 나누어 화락(和樂)을 즐기는 것을 형용하여 ‘음식간간(飮食衎衎)’이라고 했다.
상전에서 ‘소포(素飽)’라는 의미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좋은 것을 탐하여 배 불리는 것’이지만, 정응(正應)의 위치에서 구오를 섬기니 소포하는 것이 아니어서 길을 얻는다.
점사에서 입서하여 육이를 얻으면, 운기가 향상되는 때이나 아직은 혼자서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는 아니니 사람들 앞에 서지 말고 손윗사람의 신임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원하는 바 등은 이득이 있으나 혼자 독립적인 추진은 어려우니 선배, 윗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변손(變巽)하여 손이 되풀이되는 중손(重巽)으로 이득은 많으나 명령을 거듭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어떤 결정이나 판단을 정확히 해야 한다.
혼인은 길하고 중손(重巽)으로 반복되는 조짐이 있으니 약혼의 해소 등을 경계해야 한다. 잉태나 임산은 평산이다. 병은 중괘로 변하니 중증(重症)의 위험이 있다.
기다리는 것은 잘 진행되고 가출인과 분실물은 간변손(艮變巽)으로 바람과 같이 사라져 단념해야 한다. 날씨는 흐리다가 바람이 많이 분다.
「모 고관의 관운(官運) 여하」를 입서하여 육이를 얻은 [실점예]에서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점괘는 나무가 산 위에서 자라는 상으로 뿌리가 땅 속 깊이 들어가 점차 성장하는 모습이다. 성장할 때 위치가 높음으로 당자는 문벌도 높고 사상(思想)도 고상한 가문에서 태어나 영고부침(榮枯浮沈)의 와중에서 성장하여, 이제 육이를 얻어 기러기가 비상(飛翔)을 위해 바다 물가에서 너럭바위로 옮겨 나왔다.
육이는 구오와 음양상응하여 임금의 은혜를 즐거워하고(飮食衎衎) 앞으로 나갈 때를 알고 날개를 쉬면서 전도(前途)를 생각하고 있음으로, 머지않아 구오의 군으로부터 사랑과 보살핌이 깊어 높은 직위를 받을 때이다. 앞으로 이년 후는 육사의 득기각(得其桷)에 해당하니 이때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다’고 하여 그러했다.
점괘 구삼의 효사는 ‘홍점우륙 부정불복 부잉불육 흉 이어구(鴻漸于陸 夫征不復 婦孕不育 凶 利禦寇)’이다. 즉 ‘큰 기러기가 높은 산의 평원에 이르렀다. 남편은 나아가서 돌아오지 않고 아내는 임신을 했지만 낳아 기르지 못한다. 도둑을 막는 것이 이롭다’는 뜻이다.
삼효는 본래 위태 불안하고 하괘의 극에 위치하여 무리한 시도를 많이 하며 인생의 중요한 결단을 강요당하는 자리이다. 구삼은 양위에 양효로 지나치게 과강(過剛)한데 부중(不中)의 위치다. 상구와는 상응(相應)하지 않고 육사와 친비하여 사이가 좋다. 구삼은 과강하다보니 점괘의 절차를 무시하고 높은 산의 평지인 고평(高平)까지 올라와 버린 것이다. 뭍에 있는 너럭바위에서 뭍으로 완전히 올라오면 제대로 된 절차를 밟아 나아가는 것인데 지나치게 욕심을 부린 것이다. 이를 효사에서 남편(九三)은 전장(戰場)에 나가 돌아오지 않고(夫征不復) 아내(六四)는 아기를 배었으나 제대로 낳아 기를 수 없다(婦孕不育)고 말한다. 육삼의 이러한 어려운 틈을 타 도적들이 침범하여 흉(凶)하니 이를 방어하는데 최선을 다하면 이롭다(利禦寇)는 것이다.
상왈(象曰), ‘남편(九三)이 나아가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무리를 떠나서 추함이요, 아내(六四)가 임신했으나 낳아 기르지 못한 것은 도리를 어겼음을 말한다. 도둑을 막는다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순해서 서로 돕기 때문이다’고 하여 ‘부정불복 이군추야 부잉불육 실기도야 이용어구 순상보야(夫征不復 離群醜也 婦孕不育 失其道也 利用禦寇 順相保也)’라 말한다.
이제 기러기가 하늘로 날기 위해 높은 산의 고원에 도달했다. 하지만 기러기는 물새이니 고원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는 아니다.
양위에 양효가 있으나 중(中)을 얻지 못했고 점(漸)의 때임에도 초조하게 나아가기를 원하여 안정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구삼은 지나치게 과강(過剛)하여 점의 절차를 무시하고 과욕을 부려 높은 산의 평원까지 올라와 버린 것이다.
그래서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초조하게 진행하여 부서지고, 부부교제에 있어서 순서를 밟지 않고 올바르지 않게 결혼하여 비탄 비극으로 끝난다고 비유했다.
그 까닭은 비괘(否卦)의 육삼의 음효가 응효(應爻)가 아닌 구사의 양효와 올바르지 않게 상비(相比)하여 가까이 있는 자에게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삼·사효의 곤체(坤體) 속에 일양을 포함하여 회임(懷妊)의 상을 취했으나, 일양은 호체 감수의 주효이고 감수는 흘러서 멈추지 않는 상이니 교제를 맺은 남편은 멈추지 않고 떠나 버리고, 잉태한 아이는 흘러가서 지키기가 어려워 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점(漸)의 순서를 밟아 올바르게 혼인을 했다면 비괘(否卦) 육삼은 상구와 인연을 맺어 택산함(澤山咸)이 되어야 하는데, 가까운 데 있는 진흙에 빠져서 구사와 교제하여 끝내는 흉을 일으키고 복을 잃어버려서 감수(坎水)의 도둑을 만들었으니, 이를 간(艮)으로 막아 초조하게 나아가려는 혈기를 진정시켜야 한다.
이때는 가정에 문제가 있고 남편은 떠나 부부운이 안 좋다. 기회를 잡았으나 그 결과가 없다. 시험과 승진에 있어서는 남다른 성과가 있다.
점사에서 구삼을 얻으면, 자기의 실력과 재능을 과대 평가하여 일을 벌리면 반드시 필패한다. 자기 힘을 과신하여 자기 이익만을 추구한 결과 신용을 잃고 재산을 파괴할 흉조가 있다. 가정에 풍파를 일으키지 말고 헛된 욕심과 사욕을 버려야 한다. 특히 정당한 순서와 절차를 밟지 않고 이익만을 추구하려 하여 흉해(凶害)가 크다.
운기, 운세 여하는 가까이 있는 자나 이성의 유혹을 조심하여 파탄을 방지하고 가정의 풍파를 막아야 한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원하는 바 등은 노력과 투자가 정당한 순서와 절차에 어긋나거나 유혹이나 사기로 인하여 손해보고 통달되지 않으니 자제함이 득책이다. 이전과 여행도 흉하다.
혼인과 잉태도 흉하고 정(情)에 빠져 정당하지 못한 상대를 만날 우(憂)를 범할 수 있다. 병은 중태로 위험하다.
기다리는 일은 어렵고 가출인은 정사관계로 나가 돌아오기 힘들며 분실물 역시 찾기 힘들다. 이어구(利禦寇)로
도난의 조짐이 있다.
날씨는 바람이 불다가 멈춰 흐려진다.
「모인의 승진 여하」에서 구삼을 얻고 점고하기를, ‘효사에 남편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夫征不復)고 하여 나의 상사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니 내 윗자리가 비어 있다. 이를 내가 대신해야 하니 승진 아닌 승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시 그러했다. 구삼의 효사에서 부정불복(夫征不復)은 윗자리가 비어 그 자리로 승진하는 뜻이고, 부잉불육(婦孕不育)은 현직의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퇴직함을 의미한다. 이어구(利禦寇)는 내가 승진할 자리를 탐내는 도적을 막으라는 경계의 말이다.
<동인 도시계획학박사>
초효는 양위에 음효로 그 위가 바르지 않고 유약하여 세상 경험이 없는 어린 소자에 비유할 수 있다. 초육은 괘의 처음이고 물과 뭍의 경계인 가장자리(干)에 나와 배회하고 있으니 세상 물정을 모르는 어린 기러기 소자는 불안하고 위태롭다(小子厲).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나 육사는 같은 음으로 상응하지 않으니 도와주지 않고 야단만 친다(有言). 그러나 초육은 유약하니 결코 망진(妄進)하지는 못하여 허물을 짓지는 않는다(无咎). 초육의 기러기가 세상에 처음 나와 당면한 상황이 이러하다.
상전에서는 ‘무지한 어린 사람들에게 원망을 듣지만 의리상 허물이 없다’고 해서 ‘소자려 의무구야(小子厲 義无咎也)’라 말한다.
이때는 신용을 얻지 못하나 때를 기다리면 이룰 수 있다. 안좋은 소리나 비방을 들으나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고 어리석은 사람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초효는 응비(應比)의 효가 없어 도와주고 끌어주는 사람이 없어 올라가기 힘들다. 그래서 옆에서 야단맞을 위험도 있고 위태롭기도 하지만, 위험한 것은 어리고 젊어서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서서히 나아가면 허물은 없는 것이다. 예컨대 나이가 어린 자가 관(官)에 임명되면 그 자리가 올바르지도 못하고 안정되지도 않는 것과 같다.
초육을 얻으면 물건의 처음에 해당되어 숙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듬거리고 실수나 착오 등이 많을 때이다. 착수의 기회가 무르익지 않았고 인적 배치도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어려움이 생기지만 이를 극복해 나아가면 곧이어 순조로워진다.
운기는 호전(好轉)되려는 기운이 있으나 기운이 약하고 신용을 아직은 얻지 못했으니 성급하면 뜻이 좌절된다. 안 좋은 소리나 비방을 들을 수 있으나 잊어버리는 것이 상책이고 때를 기다리면 이룰 수 있다. 어리석은 사람과 다투지 말아야 한다.
점사에서 서죽을 들어 초육을 만나면 사업, 거래, 교섭, 담판, 바라는 바 등은 성급해 하지 말고 현재는 착수가 조금 빠르니 기다려야 하며, 도와주는 손윗사람이 없기 때문에 금방은 통하지 않는다. 자신이 앞서서 일을 관철하려 하지 말고 변가인(變家人)이니 집에 있는 사람이 대신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혼인은 불평불만이 많고 지체되기 쉽지만, 결국에는 가인(家人)으로 변하여 성사되고 좋은 인연이다. 잉태는 초산으로 걱정이 많지만 평산이다.
병은 열이 나고 점차 위험해져가니 초기에 충분한 치료가 필요하다.
기다리는 것과 가출인은 소식이 있고, 분실물은 많은 경우 집안에서 발견되고 찾을 수 있다. 천시는 흐리던 날씨가 해가 뜨고 맑아진다.
「사업 성공의 길흉 여하」의 [실점예]에서 초육을 얻고 점고하기를, ‘점괘는 산 위에 나무가 크게 자라는 상이나 지금은 처음에 해당하여 시작으로, 아직은 신용도 약하고 주변의 어리석은 사람들이 말이 많아 이들과 다툼이 있으며 도와주는 윗사람이 없다. 그러나 무지몽매(無知蒙昧)한 사람들과 다툼하는 것이니 걱정할 것은 없고 화(禍)는 없다. 속성(速成)을 바라지 말고 인내하면서 단계적으로 성실히 사업에 임해 나아가면 사년 후에는 목적한 바를 달성한다’고 말해 역시 그러했다.
점괘 육이의 효사는 ‘홍점우반 음식간간 길(鴻漸于磐 飮食衎衎 吉)’이다. 즉 ‘큰 기러기가 물가의 넓은 바위에 이르러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즐기니 길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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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기러기가 물에서 뭍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과정에서 뭍에 있는 너럭바위(磐)에까지 왔다. 동료 기러기들과 편안히 앉아 너럭바위에 있는 먹이를 즐겁게 먹으면서(飮食衎衎) 기다리면 길한 일이 있다.
상왈(象曰) ‘음식을 먹고 편안하게 즐긴다는 것은 할 일 없이 먹고 노는 것이 아니다’고 하여 ‘음식간간 불소포야(飮食衎衎 不素飽也)’라 말한다.
지금은 서서히 기반이 잡히고 점점 발전해 가는 때이나 시험에서 합격이나 진급은 조금 빠르다. 육이는 기러기가 물가의 넓은 바위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육이는 유순중정(柔順中正)의 효로 구오와 응하여 안정을 얻는다고 볼 수 있어, 구오로부터 풍요롭게 식록(食祿)을 받아 스스로 즐길 뿐 아니라 사람들과도 나누어 화락(和樂)을 즐기는 것을 형용하여 ‘음식간간(飮食衎衎)’이라고 했다.
상전에서 ‘소포(素飽)’라는 의미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좋은 것을 탐하여 배 불리는 것’이지만, 정응(正應)의 위치에서 구오를 섬기니 소포하는 것이 아니어서 길을 얻는다.
점사에서 입서하여 육이를 얻으면, 운기가 향상되는 때이나 아직은 혼자서 적극적으로 나아갈 때는 아니니 사람들 앞에 서지 말고 손윗사람의 신임을 얻는 것이 필요하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원하는 바 등은 이득이 있으나 혼자 독립적인 추진은 어려우니 선배, 윗사람의 도움이 필요하고 변손(變巽)하여 손이 되풀이되는 중손(重巽)으로 이득은 많으나 명령을 거듭한다는 의미가 있으니 어떤 결정이나 판단을 정확히 해야 한다.
혼인은 길하고 중손(重巽)으로 반복되는 조짐이 있으니 약혼의 해소 등을 경계해야 한다. 잉태나 임산은 평산이다. 병은 중괘로 변하니 중증(重症)의 위험이 있다.
기다리는 것은 잘 진행되고 가출인과 분실물은 간변손(艮變巽)으로 바람과 같이 사라져 단념해야 한다. 날씨는 흐리다가 바람이 많이 분다.
「모 고관의 관운(官運) 여하」를 입서하여 육이를 얻은 [실점예]에서 다음과 같이 점고했다. ‘점괘는 나무가 산 위에서 자라는 상으로 뿌리가 땅 속 깊이 들어가 점차 성장하는 모습이다. 성장할 때 위치가 높음으로 당자는 문벌도 높고 사상(思想)도 고상한 가문에서 태어나 영고부침(榮枯浮沈)의 와중에서 성장하여, 이제 육이를 얻어 기러기가 비상(飛翔)을 위해 바다 물가에서 너럭바위로 옮겨 나왔다.
육이는 구오와 음양상응하여 임금의 은혜를 즐거워하고(飮食衎衎) 앞으로 나갈 때를 알고 날개를 쉬면서 전도(前途)를 생각하고 있음으로, 머지않아 구오의 군으로부터 사랑과 보살핌이 깊어 높은 직위를 받을 때이다. 앞으로 이년 후는 육사의 득기각(得其桷)에 해당하니 이때 높은 자리에 오를 것이다’고 하여 그러했다.
점괘 구삼의 효사는 ‘홍점우륙 부정불복 부잉불육 흉 이어구(鴻漸于陸 夫征不復 婦孕不育 凶 利禦寇)’이다. 즉 ‘큰 기러기가 높은 산의 평원에 이르렀다. 남편은 나아가서 돌아오지 않고 아내는 임신을 했지만 낳아 기르지 못한다. 도둑을 막는 것이 이롭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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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왈(象曰), ‘남편(九三)이 나아가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무리를 떠나서 추함이요, 아내(六四)가 임신했으나 낳아 기르지 못한 것은 도리를 어겼음을 말한다. 도둑을 막는다는 것이 이롭다는 것은 순해서 서로 돕기 때문이다’고 하여 ‘부정불복 이군추야 부잉불육 실기도야 이용어구 순상보야(夫征不復 離群醜也 婦孕不育 失其道也 利用禦寇 順相保也)’라 말한다.
이제 기러기가 하늘로 날기 위해 높은 산의 고원에 도달했다. 하지만 기러기는 물새이니 고원은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장소는 아니다.
양위에 양효가 있으나 중(中)을 얻지 못했고 점(漸)의 때임에도 초조하게 나아가기를 원하여 안정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구삼은 지나치게 과강(過剛)하여 점의 절차를 무시하고 과욕을 부려 높은 산의 평원까지 올라와 버린 것이다.
그래서 여자가 시집가는 것을 초조하게 진행하여 부서지고, 부부교제에 있어서 순서를 밟지 않고 올바르지 않게 결혼하여 비탄 비극으로 끝난다고 비유했다.
그 까닭은 비괘(否卦)의 육삼의 음효가 응효(應爻)가 아닌 구사의 양효와 올바르지 않게 상비(相比)하여 가까이 있는 자에게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삼·사효의 곤체(坤體) 속에 일양을 포함하여 회임(懷妊)의 상을 취했으나, 일양은 호체 감수의 주효이고 감수는 흘러서 멈추지 않는 상이니 교제를 맺은 남편은 멈추지 않고 떠나 버리고, 잉태한 아이는 흘러가서 지키기가 어려워 흉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점(漸)의 순서를 밟아 올바르게 혼인을 했다면 비괘(否卦) 육삼은 상구와 인연을 맺어 택산함(澤山咸)이 되어야 하는데, 가까운 데 있는 진흙에 빠져서 구사와 교제하여 끝내는 흉을 일으키고 복을 잃어버려서 감수(坎水)의 도둑을 만들었으니, 이를 간(艮)으로 막아 초조하게 나아가려는 혈기를 진정시켜야 한다.
이때는 가정에 문제가 있고 남편은 떠나 부부운이 안 좋다. 기회를 잡았으나 그 결과가 없다. 시험과 승진에 있어서는 남다른 성과가 있다.
점사에서 구삼을 얻으면, 자기의 실력과 재능을 과대 평가하여 일을 벌리면 반드시 필패한다. 자기 힘을 과신하여 자기 이익만을 추구한 결과 신용을 잃고 재산을 파괴할 흉조가 있다. 가정에 풍파를 일으키지 말고 헛된 욕심과 사욕을 버려야 한다. 특히 정당한 순서와 절차를 밟지 않고 이익만을 추구하려 하여 흉해(凶害)가 크다.
운기, 운세 여하는 가까이 있는 자나 이성의 유혹을 조심하여 파탄을 방지하고 가정의 풍파를 막아야 한다. 사업, 거래, 교섭, 담판, 원하는 바 등은 노력과 투자가 정당한 순서와 절차에 어긋나거나 유혹이나 사기로 인하여 손해보고 통달되지 않으니 자제함이 득책이다. 이전과 여행도 흉하다.
혼인과 잉태도 흉하고 정(情)에 빠져 정당하지 못한 상대를 만날 우(憂)를 범할 수 있다. 병은 중태로 위험하다.
기다리는 일은 어렵고 가출인은 정사관계로 나가 돌아오기 힘들며 분실물 역시 찾기 힘들다. 이어구(利禦寇)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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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바람이 불다가 멈춰 흐려진다.
「모인의 승진 여하」에서 구삼을 얻고 점고하기를, ‘효사에 남편이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夫征不復)고 하여 나의 상사가 나가서 돌아오지 않으니 내 윗자리가 비어 있다. 이를 내가 대신해야 하니 승진 아닌 승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역시 그러했다. 구삼의 효사에서 부정불복(夫征不復)은 윗자리가 비어 그 자리로 승진하는 뜻이고, 부잉불육(婦孕不育)은 현직의 윗자리에 있는 사람이 퇴직함을 의미한다. 이어구(利禦寇)는 내가 승진할 자리를 탐내는 도적을 막으라는 경계의 말이다.
<동인 도시계획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