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제1조는 국민이 주권자임을 천명하고 있다. 따라서 모든 공공기관의 의사결정권자는 국민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 이를 가장 명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공공기관장을 선출하는 것이다.

헌법에서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이 행한다’로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직접민주제를 소원한다. 그 중간단계로 국민의 권력은 1인에게 부여하지 않고, 모든 공적인 단위의 의사결정권자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은 어떨까?

우리는 삼권분립을 채택하고 있다. 삼권분립은 견제와 균형을 위함이다. 이유는 어느 한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쪽에서 방어기제가 작동될 수 있도록 해 국가 전체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이를 더 확대 및 실행하자는 것이다. 더 민주적이고 더 과학적인 방법을 채택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과거의 문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찰, 검사, 판사를 뽑자는 것이 아니다. 직무를 담당하는 공직자는 현재와 같이 시험제도를 비롯해 다양한 방식으로 채용하고 임용 할 수 있다. 문제는 선출직이다. 대통령만 우리 손으로 뽑는다는 것이다. 모든 공공기관장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 현재 시스템이다. 제왕적 대통령이란 말이 왜 있겠는가. 그래서 한 사람이 문제가 발생하면, 국가 전체 공공기관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재정집행관, 경찰서장, 법원장, 검사장 등 공공기관장은 국민 또는 주민이 직접 선출해야 한다. 미국 등 민주주의 선진국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임명된 자와 선출된 자는 다르다. 임명된 자는 임명한 자를 섬기는데 모든 노력을 다한다. 그러나 선출된 자는 자신을 선출해 준 유권자의 뜻을 받들고, 유권자의 바람을 실천하는데 모든 노력을 다하게 된다. 똑같은 권한을 가진 자이지만 그 행태는 완전히 다르다.

대통령은 행정전문가가 아니다. 국회의원 또한 의회전문가가 아니다. 전문직 시험을 치르는 것이 아니다.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등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전문성을 이유로 뽑지 않는다. 선출직 공직자는 국가가 처한 시대정신을 토대로 올바른 상식과 철학을 가진 국민이다. 선출직 공직자가 힘을 가진 근거는 국민이 선출했다는 것이다.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국민의 선출로 그 권한을 부여받아 집행권과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아직도 과도기다. 민주정이라 쓰고 군주정으로 해석한다. 아직 오천년 묵은 왕정이 우리 인식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 민주주의는 힘이 세다. 모든 권력과 책임이 나에게 있기 때문이다. 잘 되어도 내 탓, 못 되어도 내 탓이 돼야 한다. 그래야 민주주의라고 말할 수 있다.

민주공화정을 살면서 군주정의 향기를 품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군주정을 박물관으로 보내야 한다. 명목상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질적 민주주의를 구현해야 한다. 잘 살기 위해 바꿀 수 있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한다. 바꾸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다. 바꿔야 바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