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 반도체 특화단지 탈락, 한 달
김종민
논설실장
2023. 08. 24(목) 18:53 가+가-
2022년 7월28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상생발전위원회에 참석해 공동합의문에 서명했다. 강 시장은 반도체 특화단지를 예로 들며 초광역협력사업 추진 의지를 드러냈고, 김 지사도 단합된 힘과 저력으로 역사적인 대도약과 공동번영을 함께 이뤄나가자고 화답했다.

광주시와 전남도가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 지정에서 제외됐다. 정부 발표 후 한 달이 됐지만 충격은 가시지 않고 있다. 여타 공모사업과 차원이 달랐다. 2042년까지 민간투자 총 614조원을 뒷받침할 계획으로 경제적 파급효과가 막대한, 대한민국 성장 동력이다. 우리나라 한 해 예산(2023년도 638조7천억)에 맞먹는 것이다. 100년을 담보할 미래 먹거리, ‘게임체인저’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의 육성을 위해 대규모 민간 투자가 예정된 경기도 용인·평택 지역을 꼽았고, 12인치 웨이퍼 글로벌 리딩그룹 도약의 거점으로 관련 기업이 집중된 경북 구미를 낙점했다.

2023년 7월20일, 비수도권을 대표하는 광주·전남 상생협력 제1호이자 윤석열 대통령 대선 공약이라는 정치적 배려도 없었다. 최근 글로벌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용 후공정(패키징) 업종의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가 소재한 광주의 산업적 미래 가치까지 배척되고 말았다.

광주시는 미래차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함께 신청해 포함됐다고 위안을 삼는 듯 하다. 반면 이차전지 분야를 고민 끝에 포기한 전남도는 울상이다. 그렇다고 ‘수도권 쏠림 현상’ 탓으로만 돌릴 수 없다. 자칫 광주와 전남 모두 ‘빈손’이 될 수 있었다. 광주도, 전남도, 전략적 실패로 봐야 한다. 전남은 뒤늦게 반도체에 대한 재도전 의사와 함께 광양만권을 이차전지 핵심 소재 기업이 집적화된 특화단지로 지정받겠다고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 지침상 중복 지원이 어려웠던데다 상생협약을 지키고 반도체에 올인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전에 비가 와도 내 탓인 것 같고, 많이 와도 내 탓인 것 같다고 했다. 무거운 책임감이다. 비단 대통령 뿐이겠는가. 선출직이라면 다 해당된다. 국민에, 유권자에 신뢰받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 훌륭한 지도자는 열정적인 리더십을 보여야 하고 결과에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정부의 반도체 특화단지 선정 직후 광주시와 전남도는 즉각 추가 지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후 한 달의 시간이 지났어도, 정부는 미동조차 없다.

민선 8기 광주시·전남도의 첫번째 상생 과제다. 국가균형발전의 혁신 모델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에 대응, 희망과 번영의 시대를 여는 메가 프로젝트 사업이다. 어떻든 추진 동력을 살려야 한다. 2024년 4월 제22대 국회 총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지역 공약으로 충분히 가능하다. 호남을 품고자 하는 정부와 정치권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사법 리스크, 코인 투자 등 도덕성 논란을 극복하고 거야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굳혀야 하고,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집권 후반기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반드시 지지가 절실한 상황이다. 제3지대 신당 또한 광주, 전남을 기반으로 세 몰이를 도모하고 있다.

덧붙여 이번에는 제대로 뽑아야 한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무능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매사 그렇듯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총력전에서도 존재감은 없었다. 대선 기간, 취임 초의 약속과 딴 판인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 홀대에도 입도 뻥긋 못하고 있다. 특히 초선 의원조차 패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어지간히 실망스럽다.

차세대 첨단전략산업의 한 축에서 빠진 광주·전남이다. 기필코 반전의 드라마를 써야 한다.

국가 경쟁력 강화에 일익을 담당하기 위해서, 광주·전남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서 고부가가치 산업 구조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주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넉넉하게 하는 핵심이다. 정부는 반도체 특화단지 추가 지정을 통해 균형발전의 국정철학 실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 반도체 핵심 요충지로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부지 확보는 물론, 전력과 용수, 교통, 인재 공급, 연구 기반까지 완벽했다.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기사회생(起死回生)’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온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면 그 뜻이 하늘로 통해 어떤 일이든 이룰 수 있다. ‘일념통천(一念通天)’의 자세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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