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는 날씨에 나무 그늘아래 시원한 계곡 바람을 쐬니 시원해서 살 것 같아요.”

지난 8일 오후 화순군 한천면 동가리계곡 숲속유원지. 이날 낮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돈 가운데 유원지에 마련된 100여개의 평상은 무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은 피서객으로 만석을 이뤘다.

계곡은 장맛기간 동안 내린 비로 ‘쏴아아’ 소리를 내며 바위 사이에 거센 물살로 갈라졌고, 피서객들은 저마다 튜브, 보트, 물총 등 가지각색의 장비(?)를 챙겨 신나는 물놀이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었다.

부모 손을 꼭 잡고 조심스럽게 발을 담구는 어린아이부터 단체로 물놀이를 나온 대학생들, 시원한 평상에서 음식을 준비하는 어르신 등 가족·친지들과 무더위를 피해 계곡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했다.

특히 아이들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 이를 ‘딱딱’ 떨면서도 수건으로 물기를 닦는 엄마 손을 뿌리치고 다시 튜브를 챙겨 계곡 물로 향했다.

김도윤(13)군은 “계곡물이 너무 차가워서 춥지만 재밌다”면서 “물이 깊어 아직은 튜브가 필요하지만 수영연습을 해서 다음에 올때는 형들처럼 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커다란 수박을 시원한 계곡물에서 꺼내 오던 대학생 김석준(24)씨는 “장맛비가 그치면서 습하고 더운 날씨를 견딜 수가 없어서 학교 친구들과 학교 인근 계곡을 찾았다”면서 “차가운 계곡물에 물놀이를 하고 시원한 바람을 쐬니 너무 신나고 즐겁다”고 미소 지었다.

반려견과 함께 계곡을 찾은 시민들도 곳곳에 눈에 띄었다.

광주에서 방문한 최민아(39·여)씨는 “날이 너무 더워서 진이 빠지는 날씨에도 반려견 산책은 빼먹을 수 없어 시원한 인근 계곡을 찾았다”며 “우거진 나무그늘 아래 산책을 하고 물놀이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귀띔했다.

자녀를 위해 물병에 다슬기를 채집하는 가족도 있었다.

김석중(37)씨는 “푹푹 찌는 와중에 오락가락 비가 와서 나들이 가기 힘들었는데, 주말인데도 모처럼 비가 오지 않아 아이들과 함께 나왔다”며 “계곡물에서 다슬기를 채집하고, 자연환경을 보여주며 아이들 교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한편 이날 오전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광주와 전남은 낮 최고 체감기온이 33.6도까지 치솟았다. 오후 3시 기준 주요지점 최고 체감기온은 광주 33.6도, 담양 33.3도, 광주 풍암 32.6도, 화순 32.5도, 영광 32.1도, 함평 32.1도, 나주 32.0도, 무안 31.9도 등을 기록했다.

/오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