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를 ‘쌈짓돈’처럼 쓴 전남도청 공무원들
●道 ‘사무관리비’ 감사 결과
사적용도 사용 50명 확인…6명 수사 의뢰·14명 징계
金지사 사과문 “강력 처벌·환수”…노조도 “책임 통감”
2023. 05. 25(목) 20:51 가+가-

전남도청공무원노동조합 임원진들이 25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사무관리비 감사 결과 및 매점 운영에 관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머리숙여 사죄하고 있다.<전남도 제공>

전남도 공무원들이 ‘혈세’인 사무관리비로 상품권, 스마트워치, 이어폰 등 개인용품을 구입한 사실이 감사에서 무더기 적발됐다.

전남도는 25일 “감사관실이 지난 2개월간 본청 74개 부서(도의회 포함)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사무관리비 집행 내역에 대한 감사 결과, 총 50명이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횡령액이 200만원 이상인 6명에 대해 전남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또 10명은 중징계를, 4명은 경징계를 각각 요구하기로 했다.

액수가 경미한 30명은 훈계 조치토록 하고 사무관리비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부서들에 대해서는 주의 조치했다.

사적 용도 사용이 적발된 공무원 상당수는 공무원 노동조합 운영 매점이 개설한 G마켓 계정을 이용, 공용물품 구입 과정에서 사적 물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사무관리비를 횡령했다. 사적 용도로 구입한 물품은 상품권,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지갑 등 개인 용품이다.

전남도는 사무관리비 부적정 집행 사례 재발을 막기 위한 개선 대책도 내놨다. 개선책은 ▲구입 물품 인화 사진 집행서류 첨부(납품 일시 자동 표기 타임스탬프 카메라 어플 활용) ▲일상경비 취약 분야 정기 감사 신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물품 구매 필요 시 각 부서 직접 구매토록 개선 ▲물품검사(수) 확인자 지정 납품 물품 책임 강화 ▲회계 담당자 직무 교육 확대 ▲‘공무원 직무관련 범죄 고발지침’ 기준 강화 등이다.

고발지침의 경우 횡령은 현행 200만원에서 100만원 이상으로, 유용은 3천만원 이상에서 200만원 이상으로 고발 기준 금액을 낮추도록 조례를 개정할 방침이다.

김세국 감사관은 “사무관리비 사적 사용 혐의자에 대해 엄중 문책을 요구할 것”이라며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사무관리비 집행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사과문을 통해 “청렴한 전남도를 만들기 위해 애써온 대다수 도청 공직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킨 그릇된 행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한 것이 밝혀진 일부 직원은 강력 처벌하고 불법 지출된 예산도 신속히 전액 환수하겠다”며 “관행에서 탈피해 전 직원이 예산 집행 기준을 정확히 숙지하고 준수하도록 예산·회계 교육과 청렴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남도청공무원노조도 “엄정하게 사용해야 할 세금이 일부 그릇된 곳에 사용되고 이러한 사태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매점 운영권 양도를 적극 검토하고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재정 기자
김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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