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광주최초 미인대회는 1959년 5월20일 오후 2시30분 전일회관 2층에서 개최됐다.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예선 ‘미스전남’대회가 그것이다.

당시 지상보도를 따라가 보면 참가자격은 1941년 7월 이전 출생, 교양과 건강미를 갖춘 미혼여성이다. 이번 대회에서 선발된 미스전남과 준미스전남은 서울에서 개최되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 참가한다.

미스전남 콘테스트는 기관장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당초 7명이 응모했으나 심사 직전에 기권자가 생겨 이소우, 곽정자, 이청현, 손정숙, 전현옥 등 5명 만이 심사를 받았다. 김남중 사장은 “우리 도가 타지역에 비해 예술인과 미인이 많으나, 이번 행사가 아직 인식이 잘되지 않아 참가를 꺼려 대회 진행상 애로가 많았다. 내년 더 성황을 이루도록 협력을 바란다”고 언급했다.

심사위원 김현승의 심사요령과 주의 말이 끝난 뒤, 체력과 지성과 여성미를 자랑하는 미인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상용착용복으로 예심을 거쳐 수영복착용으로 정심을 받았다. 심사위원들은 약 1시간에 걸친 엄밀한 심사결과, 영광의 미스전남에 ‘미스전방’ 곽정자(20)를 선발했다.

곧 시상식이 거행돼 당선자께는 우승컵과 부상이 수여된다. 추후 서울에서 열리는 미스코리아 행사에 전남대표로 참가하게 된 곽양은 해남 출신으로 황해도 옹진중학을 졸업, 전남방직사무원이다. 신장 164㎝ 체중 58㎏, 바스트 91.5㎝, 웨스트 55㎝, 히프 91.5㎝이다.

2016년 한국일보는 ‘미스코리아 60주년기념집’을 낸다. 1957년 시작된 미스코리아 대회의 6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진귀한 자료들을 수록해 미스코리아의 사회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조명케 한다.

1967년 미스전남 선발대회(전남100년사진집1997).

1950-60년대 미스코리아 대회는 전쟁으로 얼룩진 한국사회에 새로운 이벤트였다. 1972년 지상파 방송사의 생중계가 시작됐고, 1989년 대회에선 시청률이 54%까지 치솟을 만큼 인기를 끌었다. 미스코리아는 한국을 국제무대에 알리는 민간 외교사절로 활약했다.

최근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지만, 미스코리아 대회가 한국 대중문화와 뷰티산업에 끼친 영향은 무시할 수 없었다. 미스코리아 대회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에 제약이 많았던 시대에 자기계발의 기회를 제공했다. 또 사회·문화계의 재원을 키워낸 인재 양성소 역할을 수행하며, 한국사회 발전의 한 축을 담당했다.

1969년 4월26일 오후 2시 광주실내체육관에서는 미스전남선발대회와 예쁜어린이를 선발했다. 미리 낸 알림판을 본다. 1963년 미스전남이 된 최유미는 미스코리아 선으로 당선, 롱비취 인터내셔널대회에까지 진출해 전세계에 전남여성의 아름다움을 떨치기도 했다.

1969년 미스전남 카퍼레이드(전남100년사진집1997).

후보자격은 1951년 7월1일 이전 출생한 미혼여성으로 고등학교 이상 학력자다. 선발방법은 각 후보자들의 한복 수영복 야회복 차림 체격, 피부, 음성, 걸음걸이, 교양미, 성격을 각계의 심사위원의 심사표에 따라 최고점부터 진·선·미 각 1명과 미스전남일보를 포함, 4명을 선발한다. 신청방법은 소정신청서에 사진 2매를 첨부해 4월20일까지다. 응모상담소로 11개 양장점이 보인다. 입장료는 100원(우대권 50원)이고, 입장자 5명을 추첨 세이코시계 한 개씩 선물한다.

미스전남께 내놓은 선물을 나열한다. 드레스미사 미싱 1대, 삼화공업사 화장대 1대, 태평양화학 고급화장품 7상자, 동아제약 지옥탄 14병 박카스 14박스 어린이컴파리 12병, 동화제약 알파생명수 200병, 삼일제약 산스타 30병, 일약약품 노루모10 어린이원비 10병, 해태제과 해태과자 50상자, 로랙스화장품 화장품 3상자, 모나미화학 모나미왕자파스 38갑, 일승상회 스타킹 10족, 모나미양장점 고급양장지 3착(벌), 남성양장점 2착, 미모사·크로바·파리·아카데미·제일양장점 각1착, 광신상회 트렁크1개다.

1976년 미스코리아 진에 광주 중흥동 정경숙(19) 미스전남 진이 뽑혔다. 165㎝ 50㎏(88·55·90). 진승미의 1남 3녀 중 막내딸로 광주숭의실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을 준비 중에 영광을 차지한다. 주인공은 평소 채식을 즐기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왔다며, 장래 희망은 스튜어디스다.

1970년대 이후 지역예선대회는 미스전남으로 1971-1988년 53명(1976년 진 2명·1977선無·1984진無), 1996-2002년 21명, 미스광주전남으로 1989-1995년 21명, 2003-2014년 36명, 미스전라제주로 2015년 3명, 2016-2018년 9명, 미스전남제주로 2019년 3명, 2020년 미스광주전남제주로 3명을 선발한다.

2021년 미스코리아 지역예선은 제주가 분리돼 ‘미스광주전남 선발대회’로 7월8일 오후 6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주최 Global E&B, 주관 한국일보 호남본부, 후원 미라클의원 글로벌뷰티아카데미다. 동덕여대 모델과 서수아(21)가 진, 이화여대 대학원 언론홍보학과 이예니(24)가 선, 초당대학 항공서비스학과 손서영(22)이 미가 된다.

2022년 8월29일 광주와 전남이 분리돼 광주대회가 서구문화센터에서 열렸다. 수상자는 진 이지우, 선 김민정, 미 이소정이다. 출신 지역 기준이 현주소지, 주민등록상 출생지, 가족관계등록부상 등록기준지, 최종학력 소재지 중 1개 이상 해당된 지역으로 출전 가능이다. 당해연도에 다른 지역으로 재도전도 할 수 있다.

2022년 미스코리아 진이 광주출신 이승현께 수여된다. 그는 광주삼육중 3학년 때 모델을 시작, 광주동아여고, 고려대 경제학과(패션디자인·머천다이징융합)생이다. 국내 모델 에이전시 활동하면서 트랜드를 앞서갔다고 한다.

광주출신으로 작년 66회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된 이승현(미스코리아홈페이지).

꽃이 아름다운 것은(중략) 내면 깊숙이 숨어 있는 그윽한 향기 때문일 것입이다. 미스코리아! 세상을 이롭게 하고, 행복 가득한 세상 만듭니다!(2016초여름 장사익)

한편, 제67회 미스코리아 대회가 올해 10월10일로 예정된 가운데 지역 예선인 광주지역대회가 오는 24일 오후 6시30분 광주교육대 풍향문화관1층 하정웅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이날 이곳에서 30여 명 신청자 중 예심과 본선을 거쳐 최종후보가 결정된다.

/김경수 향토지리연구소장·문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