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태의 사주칼럼] 원교근공(遠交近攻)
2023. 01. 18(수) 19:44 가+가-
중국의 진(秦)나라가 통일전쟁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기원전 230년부터 기원전 221년까지다. 진나라는 통일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 중에 하나가 그 당시 병합하지 못했던 동방6국의 연합전선을 깨는데 있었다. 그 시기에 진(秦)나라를 제외한 한(韓)·위(魏)·조(趙)·연(燕)·초(楚)·제(齊) 나라가 독보적인 세력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 가장 강력했던 진나라를 공동의 적으로 여기면서 동방6국은 서로가 연합되어 견제하고 있었다. 이에 진나라는 자신의 나라와 비교적 멀리 있고 크게 부딪히지 않는 초나와 연나라, 그리고 제나라와 우호관계를 형성, 그들에게 진나라가 자신들을 합병할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갖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동방6국의 연합전선을 서서히 무너뜨린 뒤 집중해 동방6국 중 군사력이 강했던 한나라와 조나라, 그리고 위나라를 합병한다. 그리고 나머지 나라도 흡수하여 중국을 통일한 최초의 왕조가 된 것이다.

병법에서는 이 같은 계략을 원교근공(遠交近攻)의 책략이라고 한다. 이는 ‘먼 곳과 손잡고 가까운 곳은 친다’라는 뜻이다. 멀리 있다고 모두 손을 잡는 것은 아니다. 혼란한 형세에서 합종연횡이 활발할 때는 결국에는 각자의 이익에 따라 움직인다. 손잡을 때는 자신에게 실제로 이익이 되는 상대를 선택하게 된다. 오히려 가까운 상대는 사사건건 협의가 필요하며, 공과 사의 구분이 애매하며, 이익이 상충되는 부분이 많아 협력관계가 쉽게 변할 수 있는 약점도 존재한다.

정치판을 보면 이러한 원교근공의 책략이 수시로 작동한다. 선거철이 되면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제까지 동지였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편을 가르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그래서 정치를 이익집단의 대표적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익만으로 무리하게 추진되는 연합은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그리고 역풍(逆風)이 불게 된다.

육도(六韜)에 보면 ‘同天下之利者則得天下(동천하지리자즉득천하), 壇天下之利者則失天下(단천하지리자즉실천하)’라는 글이 있다. “천하의 이익을 같이 나누는 자는 천하를 얻으나, 천하의 이익을 홀로 차지하는 자는 천하를 잃는다.”

우리가 보통 선거에서 이겼다는 것은 유권자가 기회를 준 것이다. 여기에서 서로 화합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이익에 눈이 멀어 분열이 되고 정치적인 성과를 드러내지 못하면 국민들은 다시 냉정하게 선택을 하는 것이다. 모든 역사가 진리를 말해주나 현실에서는 눈앞의 욕심에 어리석은 행동을 한다. 그래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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