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에서]광주시정 안녕하십니까
김종민 논설실장
2022. 12. 15(목) 19:34 가+가-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밀린숙제 5+1’에 대한 해법을 6개월 안에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시한이 다가왔다. 핫이슈인 복합쇼핑몰 유치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사업제안서를 제출, 본격화되고 있다. 전방·일신방직 부지 용도 변경까지 맞물려 시민들의 관심이 큰 상황으로 교통 체증 유발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전통시장·중소상인 반발 등은 여전한 변수다.

어등산 개발사업은 서진건설 측과 지리한 소송전으로 답보 상태다. 신세계그룹이 타진 중인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입점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폐쇄가 결정된 지산나들목 진출로 개통은 일부 자문위원들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습정체 구간인 백운광장 지하차도 건설의 경우는 순조롭다. 1년 6개월간 설계 용역을 거쳐 2026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군공항 이전사업은 함평군에서 처음으로 주민 설명회가 열려 막힌 물꼬를 텄을 뿐이다. 지역사회에서 찬성과 반대 입장으로 엇갈리고, 인접한 영광군에서 소음 피해를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역시 꼬인 실타래 풀기가 쉽지 않다.

강 시장은 행정이 책임있게 검토해서 광주의 새로운 변화를 빠르게 이끌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공직자들의 창의적 행정과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랐다. 하지만 일부 진전에 대한 긍정 평가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민선8기 밑그림을 그리는데 부족했다.

사실 광주시장하면 ‘극한 직업’이다. 선출직 체제에서 3선은 고사하고 재선은 단 한 명이다. 광주광역시장은 1986년 11월 1일 이전까지는 전라남도 광주시장, 1995년 1월1일 이전까지는 광주직할시장이었다. 이후 민선 들어 제7대 송언종(1995년 7월-1998년 6월), 8대 고재유(1998년 7월-2002년 6월), 9-10대 박광태(2002년 7월-2010년 6월), 11대 강운태(2010년 7월-2014년 6월), 12대 윤장현(2014년 7월-2018년 6월), 13대 이용섭(2018년 7월-2022년 6월) 시장이 재임했다. 14대는 현재 강 시장이다.

전통적인 민주당의 텃밭으로 예선이 곧 본선이라 할 만큼 유독 당내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일당 독점구도에서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는 당선된 적이 없다. 아울러 시정의 발목을 잡는 난제들도 한둘이 아니다. 시민사회단체 및 이해 당사자의 다양한 의견을 조율하는 것까지 만만치 않다. 강 시장이 ‘5+1’을 거론한 것은 얼기설기 엮인 현안들에 대한 속도감 있는 해결 능력, 준비된 리더십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로 읽혔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낙하산 보은 은사도 우려를 더하고 있다. 강 시장은 교통문화연수원, 환경공단, 테크노파크, 여성가족재단, 관광재단 등 주요 산하기관에 지방선거 당시 캠프 출신 임명을 강행했는데 전문성과 역량이 의심되고 있다. 명분도 다소간 떨어진다. 최근 도시철도공사 사장을 놓고서도 시민단체는 즉각적인 철회를 주장하는 상황이다. 인물 중심의 인사를 하겠다는 약속을 거듭해서 지키라고 촉구하고 있다.

시의회와의 대립도 마찬가지. 2038년 광주·대구아시안게임 유치, 수소트램 등 추경안 편성, 정기 인사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어왔으며 행정사무감사가 고압적이라는 노조의 주장을 편들고 나서면서 격화됐다. 강 시장이 화합의 메시지를 내놓아 가까스로 봉합되는 듯 했으나 내년도 예산 심사에서 이례적으로 증액 없이 수천억원 삭감되면서 결국 강대강 대치로 치달았다. 정치력의 실종,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광주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과 시민 행복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안팎으로 흔들리는 시정을 다잡을 돌파구가 시급하다. 우선해 적극적인 대화를 통한 타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책임 행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소통이다. 교수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선정했다. 잘못이 있다면 인정하고 고치면 된다. 바로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고, 리더의 품격을 보여주는 행위다.

국내외 경제 사정이 최악이다. 새해 경기 하강 속도가 빨라져 본격적인 침체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올해 2%대 중반에서 1%대 초반,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암울한 예측이다. 주택가격 하락과 금융여건 악화로 소비가 감소하며 생산과 수출의 기반이 되는 반도체 등 테크 부문에서 다운사이클에 따른 부진이 예상되고 있다. 모든 게 불확실하다.

지방자치단체도 강원도의 레고랜드 개발사업 보증채무 불이행 선언으로 인한 지방채 시장 신용 경색에 고금리에 따른 금융기관 차입 부담으로 주름살이 깊다. 긴축 운영과 예산 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광주시는 2단계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중 재정공원, 영산강과 황룡강 권역에 추진하는 Y-프로젝트, 농민·가사·시민참여 3대 공익수당 등 필수 사업에 소요될 자금이 적지 않다. 불황의 여파로 취득세 등 세수가 줄어드는데 폭증하는 복지 수요까지 겹쳐 씀씀이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강 시장의 말대로 한정된 재원으로 무엇을 반드시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원칙과 기준을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물가와 금리, 환율이 동시에 상승하는 3중고로 민생 경제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2023년은 민선8기 실질 원년이다. 강 시장이 숨은 실력을 여실히 보여주길 기대하겠다. 시민은 시장만 바라본다. 혹독한 겨울을 날 수 있는 건 따뜻한 봄날에 대한 희망 때문이다. 광주시는 ‘내일이 빛나는’ 기회도시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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