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의 처우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요양환자들의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입법 30여년이 지난 의료법 또한 손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30일 목포시에 따르면 의료법상 요양병원은 의사 또는 한의사가 의료를 행하는 곳으로 요양환자 30인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주로 장기 요양을 요하는 입원환자에 대해 의료를 행할 목적으로 개설하는 의료기관을 의미한다.

이 법에서는 시설과 필수 인력에 대한 확보 기준은 규정돼 있지만 요양보호사에 대해서는 규정을 두지 않았다.

목포시 관내 요양병원은 9개소 2천700여 병상이다. 요양병원인데도 불구하고 요양환자에게 필수 인력인 요양보호사 확보 기준이 규정되지 않아 요양환자들의 서비스 질적 수준에 대한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다.

주로 하루 2교대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들은 목욕, 식사, 대소변 수발, 옷 갈아입히기, 나들이 등 하는 일에 비해 턱없이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100여명이 넘는 요양환자를 주간에는 6명, 야간에는 2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보고 있어 요양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한 하루 2교대를 하다 보니 근무시간 중 3-4시간이 휴게시간인데도 요양환자들이 콜을 하면 근무를 하고 있어 근로기준법 위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노동관계기관의 강도 높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휴게시간으로 지정돼 있지만 휴게실에도 요양환자들의 호출장치가 설치돼 있어 근무 환경에 노출돼 있다. 호출에 응하지 않아 요양환자들이 불만을 표출하면 책임 간호사로부터 질책을 받게 돼 사실상 근무의 연장인 셈이다.

요양보호사들에 따르면 일부 요양병원은 휴게시간에 외출이 금지돼 있거나 휴게실이 없어 병실 내 빈 병상 등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휴식권이 보장되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다. 이처럼 휴게시간에 근무를 하지만 임금은 지급되지 않는다는 게 요양보호사들의 주장이다.

오랜 기간 요양보호사로 근무 중인 한 요양보호사는 “요양보호사가 부족하게 운영되다 보니 환자들이 질 낮은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어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휴식권을 보장하고 휴게 시간에 부득이하게 근무할 경우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를 위반 시 관련법 위반 여부 등을 관계 기관에서 강력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노무사는 “정해진 휴게시간에 근무를 강요하는 행위는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관계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요양보호사의 열악한 처우 환경으로 내 부모나 조부모 등이 요양병원에 입원해 질 높은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 없다”며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목포=정해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