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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춘추

[아침을 여는 詩]새를 위하여
정혜숙

2020. 11.22. 18:26:19

1

오리나무 숲을 떠나 어둠 속으로 날아갔다

고단한 날개로 새기는 일필휘지

온전히 수사를 버린

새들의

운필법

2

북북서진의 기러기떼 잇단음표 물고 간다

기러기 지나간 자리에 부서지는 악보들

저녁의 현을 건드리며

오래

잠들지 못한다

<시집 ‘흰 그늘 아래’, 동학사, 2013)


[시의 눈]

늦가을 창공에 새가 날아갑니다. 그들은 어둠 속에 정처가 분명치 않은 곳으로 날아갑니다. 북북서진이라니 아마 더 추운 곳으로 가는 길인 듯합니다. 그들은 잇단음표를 부리는 외에는 수식적인 걸 버려 몸도 저리 가벼이 날아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 언변처럼 구차스럽지 않지요. 새들이 긋는 하늘의 운필법이 도드라져 보입니다. 지금은 저녁 현을 건드리는 기러기 소리에 가끔 잠들지 못할 때입니다. 상강 무렵엔 가을 따라 사람의 수심(愁心) 또한 깊어진다 했습니다. 노을 속으로 날아가는 새를 보며 내면의 자아를 잠깐 수심으로 채워도 봅니다.

정혜숙 시인은 화순에서 출생해 한국방송통신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고, 2003년 중앙일보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습니다. 2007년에 시집 ‘앵남리 삽화’를 낸 그는 시적 대상에 대한 전아한 기법의 서정 시조를 쓰고 있습니다. <노창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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