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예결특위 위원장에게 묻는다
김진수
본사 서울취재본부장
2020. 07. 21(화) 19:58 가+가-
故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으로 연기됐던 더불어민주당과 호남권 자치단체 예산정책협의회가 23일 개최된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이 전국 각 지자체들과 릴레이 예산정책협의회를 갖는 이유는 내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한 지역의 현안사업을 검토하고, 상호 협력하고 집중해야 할 과제들을 도출하기 위함 때문일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 국정과제이기도 한 ‘국가균형발전’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집권 여당의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된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집권 초기 ‘지역이 강한 나라, 균형 잡힌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지역주도 자립적 성장기반 마련’이라는 목표를 세웠다. 문 정부는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3대 전략 9대 핵심과제를 설정하는 등 실행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문 대통령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연두 기자회견이건, 국무회의이건 시의 적절하게 관련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지와 달리 정부·여당 일각의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생각은 차이가 있어 보인다.

한 예로 최근 정부·여당은 부동산 문제를 잡겠다며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찬반 논란이 확산되기도 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그린벨트는 미래세대를 위해 해제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서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현 정부의 엇박자는 많은 국민들에게 실망감을 던져주기에 충분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국가균형발전 의지를 의심하게 만드는 사례는 국회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예결위 예산소위의 3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의원(민주당, 경기 양주)은 노골적으로 국가균형발전의 가치를 폄훼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자초했다.

당시 심사에서는 ‘리쇼어링’ 예산과 관련한 수도권 규제 완화 논란이 이슈였다.

이날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 침체가 심하고 특히 투자가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해외에 나갔던 우리 기업들 리쇼어링을 좀 촉진할 필요가 있다”며 “금번 추경에는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투자보조금 예산을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에 대해 훨씬 더 감액지원이 될 것”이라며 “수도권의 경우에는 중앙과 지방 매칭 비율이 3 대 7이고, 비수도권의 경우는 거꾸로 6 대 4여서 지방 매칭 부담 자체가 비수도권이 훨씬 낮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원이 의원(민주당, 목포)이 “리쇼어링 기업에 대한 수도권 지원은 반대한다”며 “그렇지 않아도 요즘 수도권 규제가 완화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지방투자를 거의 안 하고 있는데 수도권에 대해 현금지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는 신호는 굉장히 안 좋은 신호가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성호 위원장이 “다른 철학과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속기록에 남기기 위해서 몇 마디만 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외국에 나가 있는 제대로 된 기업들이 비수도권에 어떤 혜택을 줘도 나오지를 않는다”면서 “제대로 된 첨단기업들,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그야말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그런 기업들은 수도권 입지규제 풀어주지 않고 있는 한 아무도 들어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의 논리가 완전 도그마가 돼 갖고, 그렇게 정책 결정하면 정말 대한민국 미래 없다”면서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하냐, 국가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냐? 저는 국가경쟁력이 먼저 강화돼야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국가균형발전 논리로 정책 결정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니 이 무슨 자다 봉창 뚫어지는 소리인가. 이것이 진정 국회 예결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인가?

수도권 출신 의원 개인으로서 한 발언이라면 못마땅하더라도 이해 못할 바 아니지만, 국가 예산을 편견 없이 중립적 입장에서 심의·조정해야 할 국회 예결위원장이라면 해서는 안 될 발언이다.

정 위원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전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인 이민원 교수(광주대)는 SNS를 통해 “지금 이 나라의 도그마가 균형발전입니까? 서울키우기지”라며 “정부가 기업과 사람을 서울에 구겨 넣으려 혈안이 되어있는 이 마당에 적반하장도 유만부동”이라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결국 수도권 규제를 풀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로 읽힌다. 이는 수도권 규제를 풀어 해외에서 수도권으로 들어오는 리쇼어링 기업들에게 특혜를 주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수도권 규제가 하나 둘 풀리게 되면 돈과 기업은 서울 등 수도권으로 더욱 몰리고 부동산 문제, 쓰레기 문제, 지방인구 소멸 등등 현재 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여러 난관들은 더욱 고착화될 것이 분명하다.

큰 소리로 묻고 싶다. 정성호 위원장은 진정 국가균형발전 논리로 정책을 결정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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