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도 청산도에 250년 전 남녀의 애절한 사랑 얘기를 담은 하트 모양의 개매기 체험장이 조성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개매기란 물 빠짐이 뚜렷한 바닷가에 돌담을 쌓아 썰물 때 물고기를 가둬 잡거나 말목을 박아 만조 시간에 그물을 올려 물이 빠지면 물고기를 잡는 전통 방식이다.

31일 완도군에 따르면 청산도 하트 개매기 체험장은 슬로길이 시작되는 도락포구에 설치돼 있으며 가로·세로 각각 50m 넓이로 1년을 상징하는 365개의 말목을 박아 설치했다.<사진>

하트 개매기는 250년 전 두 남녀의 애절한 사랑 얘기가 담겨 있다.

조선 영조 46년(1770년) 제주 사람 장한철이 쓴 ‘해양 문학의 백미’라고 일컫는 표해록(漂海錄)에 따르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제주도 사람 29명과 뭍으로 향하던 장한철이 풍랑을 만나 표류끝에 청산도에 이르렀다. 생존자 8명은 주민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으며 섬에 머무르게 되고 장한철은 청산도 무녀 조씨의 딸과 사랑에 빠졌으나 다시 제주도로 떠나면서 영영 이별하게 됐다.

하트 개매기는 제주도로 떠난 님이 그리워 바닷가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훔쳤을 한 여인의 절절한 사랑이 250년 뒤에라도 이뤄지길 바라는 의미로 만들어졌다.

완도군 관계자는 “슬로걷기축제 기간이나 각종 행사 기간에 맞춰 하트 개매기 체험장에서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고 밝혔다./완도=윤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