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매칼럼]문재인 정부 1년 그리고 호남
박상원
기획실장
2018. 05. 14(월) 19:46 가+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시작된 촛불혁명과 대통령 탄핵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지난 10일로 1년을 맞았다. 지난해 5·9대선 승리로 정권 인수위 기간도 없이 당선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문재인 정부는 어느 역대 정권보다 숨가쁘게 지난 1년을 보냈다. 박근혜·이명박 정권 10년 동안 쌓였던 적폐청산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남북정상회담까지 줄곧 70-80%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박근혜정권의 부폐와 무능이 심각했음을 반증해주고 있다.

문재인 정권의 높은 지지율은 국정 전반에 대한 투명성과 국민 최우선 정책에 바탕을 두지만 박근혜 정권의 부패와 무능의 반사이익도 한몫하고 있다. 대북·외교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반면 다른 분야는 평균이거나 평균이하로 성찰이 필요하다. 지난 8일 한국갤럽의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여론조사 결과 대북 83%, 외교 74%, 복지 55%, 인사 48%, 경제 47%, 교육 30%로 나타났다. 교육은 심각한 실업난으로 곤경에 처해있는 경제보다 더 낮아 사교육비와 대학입시 등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촛불혁명으로 문재인 정부 탄생의 진원지인 호남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박근혜·이명박 정권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호남 인사 홀대와 예산 소외가 사라지고 그동안 답보상태이거나 아예 거론되지 않았던 지역의 현안 사업들이 꿈틀되는 등 긍정 신호들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진행속도는 기대와는 달리 더디기만 하다. 문재인 정부 공약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일부 사업은 예산이 한 푼도 반영되지 않았으며 일부 공약은 임기 내 추진도 불투명하다.

가장 눈에 띄게 변화된 부분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재평가 부분이다. ‘5·18민주화운동 정신(광주정신)’의 헌법 전문수록이 추진되고, 헬기사격 및 암매장 등에 대한 진상규명작업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지난 2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돼 오는 9월 진상규명위원회 출범을 앞두고 진상규명위원 선정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진상규명 작업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제대로 된 진상규명 작업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 박근혜·이명박 정권에서 5월만 되면 제창여부를 두고 논란이 됐던 임을 위한 행진곡은 지난해 5·18묘역에서 힘차게 제창됐고 기념곡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그동안 반복돼 왔던 호남출신 인사에 대한 홀대도 완화되고 있다. 정권 출범 1기 내각 명단에 영광출신 이낙연 총리를 비롯 광주·전남 출신 장관급이 5명이나 포함됐고 차관급까지 포함하면 23명이 포진됐다. 이는 행정부 전체 인사에서 28%로 영남 27명(33%)과 비교하면 적지만 수도권 등 다른 지역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더불어 광주·전남 각종 현안 사업도 탄력을 받고 있지만 큰 기대에 비해 더딘 상황이다. 광주지역 공약사업은 12건(세부사업 34건)에 예산은 6조9천6백억원, 이 중 국비는 3조1천7백억원이다. 34개 세부사업 중 국비반영 사업은 10개, 반영된 국비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718억원을 비롯 원도심 재생사업 100억원, 광주형 일자리 선도모델 창출 3억원,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보급 및 수소 충전지 구축 42억원 등 913억원(2.9%)이다.

올해 국비가 반영되지 않은 사업은 20개로 광주-대구 동서 내륙철도 건설을 비롯 에너지자립형 스마트 산업단지 조성, 광주-나주간 광역철도망 구축, 국립심혈관센터 건립, 광주역 아시아 문화 관문 조성 등이다. 광주-대구 동서 내륙철도 건설과 광주-나주간 광역철도망 구축은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며, 광주역 아시아 문화 관문 조성도 임기 내 추진이 힘들다는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전남공약은 11건에 14조6천3백억원, 이 가운데 국비는 12조2천7백억원에 달한다. 무안국제공항 기반시설 확충과 호남고속철 2단계 사업 조기완공, 서남해안·관광휴양벨트 조성, 서남권 해양에너지 복합발전플랜트산업 추진 등 8건과 광주·전남 상생 공약사업인 대한민국 에너지신산업 메카 조성 등 3건이다. 가시적으로 호남고속철도 무안공항 경유 확정과 에너지신산업 융복합단지 지정, 한전 공대 설립 추진 등은 문재인 정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무안공항 경유는 지난해 예산이 통과되면서 1천억원이 증액됐고 한전공대 설립은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이다.

전남도는 11개 공약사업의 이행을 높이기 위해 47개 세부사업과 80개 단위사업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로 현재 1건의 공약실현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단위 사업 30개는 문 정부 임기 내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지만 33건은 장기 검토, 16건은 불투명해 공약 이행이 힘들 전망이다.

광주·전남은 문재인 정부 탄생의 진원지로 그 어느 때보다 지역 발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크다. 박정희 정권 때부터 시작된 국토불균형발전 전략은 망국적인 호남권의 소외와 지역차별을 만들어냈다. 오랫동안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이제는 균형을 잡아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그 출발선에 있다. 반드시 성공한 정부로 국토의 균형발전을 이뤄내 고른 지지를 받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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