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마당]암탉을 읽다 / 시

[문학마당]암탉을 읽다 / 시 - 고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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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2. 22(월) 18:45 가+가-

우리 어머니는 암탉이셨나 보다.
먹이를 찾아 텃밭을 갈고 다니며
새끼를 키우고
밤이면 추울세라
온몸으로 품고
부리는 반쯤이나 닳아
발가락으로 땅을 판다.
이렇게 힘이 들어도
말이 없으셨다.
“등과 뼈마디가 결린다고 송아지가 우는구나”
누구에게 하는 말씀인지 혼잣말로 흘리고
밤이면 날 품고 주무시다
새벽을 만나 부엌으로 가
문틈 사이로
방안을 들여다보는 어머니
주름살로 삶을 세니
세월의 자국
무척이나 깊다

<고운석 약력>
▲‘조선문학’ 시 등단
▲조선문학문인회·광주전남문인회·한국시인협회·시산맥·서석문학·조선시문학회·국제팬클럽·한국복지문학혜술인협회 회원
▲서석문학 부회장, 광주문협 감사, 전남·광주시협 감사, 대한일보·호남매일 논설위원
▲ 시집 : ‘남촌일기’, ‘청죽과 소나무이고 싶네’
▲ 칼럼집 : ‘민은 하늘인데’
▲ 신문 : ‘광주이야기’, ‘세상에 이런 일도’ 외 다수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