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영자총협회가 4일 고용·노동 관련 법률에 사업주 처벌 조항을 200개 넘게 명시하는 등 과도한 형벌 규제로 인해 지역 경제의 활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올해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인 이상 사업장까지 확대 적용되면서 자금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형사처벌 리스크에 과도하게 노출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5개 분야 25개 법률에 233개 ‘사업주 형사처벌’

광주경총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고용안정, 근로기준, 산업안전보건 등 5개 분야 25개 법률에 총 357개의 형벌 조항이 존재하며, 이 중 65%에 달하는 233개 조항이 사업주를 직접적인 처벌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법률별로 보면 근로기준법은 72개 형벌 조항 중 94%인 68개가 사업주를 향하고 있으며, 채용절차법, 남녀고용평등법, 중대재해처벌법 등은 사업주만을 유일한 형벌 대상으로 규정하는 ‘사업주 편향적 형사책임 구조’를 지적했다.

광주경총 관계자는 “분쟁의 여지가 있거나 경미한 사안까지 형벌로 규제하는 현행 구조는 사업주에게 소극적 경영과 노무 관리 위축을 강요하고, 궁극적으로 투자 및 고용 결정 위축으로 이어져 근로자의 고용 불안을 키우는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중처법 확대…위기 아닌 기회로 전환해야

경총은 특히 올해 1월 27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확대된 점을 최대 위기로 꼽았다.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눈에 띄게 줄지 않은 상황에서 법 집행의 부담은 인프라가 열악한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광주경총은 중소기업들이 수동적인 규정 준수에서 벗어나, 안전관리를 비용이 아닌 ‘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 투자’로 인식하고 능동적인 안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안전 경영을 통해 자금 조달 개선, 기업 이미지 제고, 투자사 신뢰 확보까지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비범죄화 통한 행정제재 전환 시급

광주경총은 형벌이 ‘최후의 수단’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원칙을 되새기며, 정부 차원의 ‘비범죄화’를 통한 규제 개혁을 촉구했다.

광범위한 형사처벌 중심 규제는 열악한 환경의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전과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부담 완화 및 경제형벌 합리화 기조에 맞춰 고용·노동 법령 내의 형벌 중심 구조도 시급히 개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가피한 경우 외에는 과태료, 과징금 등 행정 제재로 대체해 기업 경영의 법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임채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