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사 유력 후보군인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국회의원(여수갑)과 신정훈 국회의원(나주·화순) 사이의 신경전이 ‘SNS 설전’으로 비화하며 도지사 선거전이 조기에 점화되는 양상이다.

전남 동부권 소외 문제를 둘러싼 두 의원의 논쟁은 단순한 정책 이견을 넘어, 지방선거 당내 후보 경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거센 ‘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포문은 신 의원이 먼저 열었다. 그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주 의원이 최근 제기한 ‘동부권 소외론’을 “심각한 분열론이자 교묘한 갈라치기 선동”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신 의원은 앞서 주 의원이 ‘김영록 전남지사의 도정이 서부권에 편중됐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 “주 의원 스스로 전남 경제 기반이 동부권(석유화학·제철)에 있다고 말하면서 소외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흑백논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 의원은 “동부는 산업 위기, 서부는 기반 약화, 광주 근교는 인구 감소 등 전남 전체가 위기인 상황”이라며 “이를 두고 동부는 위기이고 서부는 문제가 없다는 식의 인식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또 “내년 전남지사 선거는 178만 도민이 함께 소멸 위기를 막는 통합 잔치가 돼야 한다”며 ‘동부권 소외론’ 대신 ‘전남 통합발전론’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분열을 정치 수단으로 삼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주철현 의원은 지난 22일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려 신 의원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전남 동부권 소외는 정치 구호가 아니라 현실”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주 의원은 반박의 근거로 최근 전남도당이 실시한 ‘전남 균형발전 현황과 미래 비전 연구’(2025)를 제시했다. 그는 “보고서에 따르면 동부권 주민들의 소외 인식은 도청 이전 이후 구조적으로 강화됐으며, 정책 만족도와 행정 서비스 체감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동부권이 가장 낮게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객관적 수치와 도민들이 느끼는 현실을 ‘갈라치기’ 프레임으로 매도해서는 안된다”며 “문제가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야말로 문제를 더 키우는 비겁한 침묵”이라고 신 의원을 겨냥했다.

특히 주 의원은 “한전 본사 이전과 한전공대 설립 등으로 혜택을 입은 지역의 국회의원이라면 동부권 주민의 상대적 박탈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나주를 지역구로 둔 신 의원을 직격했다.

주 의원은 “진정한 ‘하나의 전남’은 누적된 불균형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때 가능하다”며 구조적 불균형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 지역 정가에서는 내년 전남지사 선거가 자칫 동부권 vs 서부권 대결 구도로 고착화될 가능성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전남지사의 선거의 경우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이라는 점에서 전남 발전을 위한 정책 대결이 아닌, 동·서부권 간 프레임 전쟁으로 확전되면 ‘내부 총질’에 따른 불필요한 갈등만 야기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인구와 산업 시설이 집중된 여수·순천·광양의 ‘동부권’ 민심과 도청 및 혁신도시가 위치한 서남부권 및 내륙을 아우르는 ‘서부권’ 민심의 대결 구도가 명확해지는 모양새”라며 “차기 전남지사 경선의 핵심 쟁점이 ‘전남 동·서부간 발전 격차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내놓고 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충돌에 대해 ‘지지 기반 결집’과 ‘프레임 선점’을 위한 치열한 수 싸움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만큼 3선을 노리는 김영록 전남지사나 이개호·서삼석 의원 등이 동부권 소외 논쟁에 뛰어들 경우 6개월여 남은 전남지사 선거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김진수·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