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연구팀이 급성 신장 손상의 만성 악화 진행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치료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28일 전남대학교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에는 김수완 전남대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교수를 비롯해 마성권 교수, 서상헌 연구원과 이재영 GIST 신소재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이승준·김정현·박세현 연구원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급성신부전은 혈류 차단, 독성물질, 패혈증 등으로 신장 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질환으로, 회복 후에도 상당수 환자가 만성신부전으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는 과도하게 생성된 활성산소(ROS)가 세포 손상과 염증, 섬유화를 일으켜 신장을 지속적으로 망가뜨리지만, 지금까지 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치료법은 없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손상된 신장 부위에서만 작동하는 ‘지능형 나노의약 플랫폼’을 구축했다.

핵심은 환원 그래핀(Reduced Graphene Oxide·rGO) 기반으로 만들어진 ‘스마트 약물 운반체’로, 손상 부위에서 과도하게 생성된 활성산소를 제거하면서 동시에 약물을 필요한 부위에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구팀은 rGO 표면에 히알루론산(HA)을 결합해 신장 손상 부위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도록 하고 그 위에 항섬유화 약물 파리칼시톨(paricalcitol)을 탑재했다.

이 구조는 활성산소가 존재할 때만 약물이 방출되는 활성산소 반응형(ROS-responsive) 메커니즘을 구현해 정상 조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복합체는 ‘P/HA/rGO 나노의약’으로 명명됐다.

히알루론산 결합으로 체내 안정성과 혈중 체류 시간도 향상돼 약물이 오랫동안 작용하며 손상된 부위에서만 정밀하게 치료 효과를 낸다.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 결과, 개발된 나노복합체는 약물의 93%를 안정적으로 적재할 수 있었으며 손상된 부위의 활성산소에 반응해 30일간 약물의 26%를 단계적으로 방출했다. 이는 일반 조건보다 약 2.7배 높은 방출 효율로, 손상 부위에만 약물이 작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김수완 전남대 교수는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 스트레스와 섬유화를 동시에 억제할 수 있어 기존 치료법의 한계를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영 GIST 교수는 “활성산소 환경에서만 작동하는 지능형 나노의약 플랫폼으로, 향후 당뇨성 신증 등 다양한 신장 질환 치료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박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