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 제안한 ‘서남권 산업투자청(가칭)’ 실현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정 의원은 국가AI(인공지능)컴퓨팅센터 전남 입지 공모를 계기로 불거진 경쟁 구도를 ‘윈윈’으로 전환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 뿐만 아니라 국내외 기업과 자산운용사, 투자자를 직접 모으기 위한 전담기관의 역할을 주장했다.

산업투자청은 광주시·전남도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산업은행과 지역은행, 국내외 기관 등이 추가 출자하는 방식으로 ‘권역형 산업은행’ 모델이다. 광주·전남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AI·컴퓨팅·데이터센터 확대를 비롯해 고성능 반도체 제작, AI 모빌리티 상용화, 재생에너지 생산, R&D 및 전문 인력 양성, 전략 기업 유치 등에 대대적인 투자를 집행한다.

이재명 정부의 대선공약인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가 무산됨에 따라 광주의 반발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실망감과 안타까움이 여전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은 광주 국회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보고 받으시고 ‘매우 안타까운 일이 생겨서 시민들께 송구스럽다. 빨리 가서 광주 의원들을 만나라’고 하셨다”고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또 김용범 정책실장이 광주를 방문, 강기정 시장과 만나 민심을 청취하는 매우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등에서는 이미 가동 중인 국가데이터센터의 대폭 확장, 싱크탱크인 국가AI연구소 설립, AI 중심도시 2단계 실증센터 구축 등 실질적 대안을 거론하고 있다. 서남권 산업투자청은 정부의 ‘5극 3특’ 균형발전 전략과 광주·전남의 특별광역연합 추진과도 맞물려 미래 먹거리 투자 확장을 위한 선행적 조치로 타당성이 있다. 그러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광주시와 전남도의 출자금 확보, 향후 운영 과정상의 선순환 구조 마련 등 극복해야 할 과제가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남권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광역도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한다.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와 전남의 상생 발전을 위한 마중물이 될 수 있다. 설립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생산적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