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AI(인공지능)컴퓨팅센터’ 후보지로 전남이 선정된 가운데 광주시와 전남도가 광역연합 차원의 협업 체계 강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공·민간 AI데이터센터 인프라가 집적화된 전남과 인재·연구시설 인프라에서 우위에 있는 광주가 협업할 경우 국가적 경쟁력을 갖춘 ‘서남권 AI 벨트 조성’에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SDS 컨소시엄(KT·네이버클라우드·카카오 등)은 지난 21일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 부지에 국가AI컴퓨팅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출했다.

삼성SDS 컨소시엄은 광주, 전남, 전북 등 3곳을 후보지로 검토한 끝에 최종적으로 부지(가격), 용수, 전력 등 입지 면에서 강점을 갖춘 전남을 선택했다.

‘AI 중심도시’를 기치로 내걸며 국가AI컴퓨팅센터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던 광주시는 즉각 반발했다.

앞서 강기정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 브리핑을 열어 “광주를 위해서도 대한민국 AI 3강 도약을 위해서도 국가AI컴퓨팅센터는 반드시 광주에 설립돼야 한다”고 눈물로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삼성 SDS 컨소시엄이 사업 부지로 해남 솔라시도 데이터센터 파크를 특정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공식 발표한 뒤 시의회, 종교, 대학, 시민단체 등 광주지역 각계각층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강 시장은 22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를 만나 국가AI컴퓨팅센터 광주 설립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주시의 거센 반발과 별개로 국가AI컴퓨팅센터는 민간기업이 입지를 선정한 만큼 기존 계획을 번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유치위원회 조직, 서명운동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쳤던 광주시와 달리 물밑에서 유치 작업을 펼친 전남도는 국가AI컴퓨팅센터로 인한 광주·전남 간 갈등을 우려하고 있다.

전남도가 과기부 발표 이후 국가AI컴퓨팅센터와 관련된 어떤 환영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는 것 역시 광주의 입장을 감안, 불필요한 갈등을 야기하지 않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결국 전남도 안팎에서는 광주시와 불필요한 갈등 대신 서둘러 상생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남 솔라시도에 국가 AI컴퓨팅센터가 조성되면 광주의 풍부한 AI 연구인력과 연구시설, 반도체 기업을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전남도 관계자는 “사업이 최종 확정될 경우 당연히 국가AI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인력·연구시설 등 인프라를 갖춘 광주시와 협력해 광주·전남 상생 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