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매일신문이 주최한 제12기 창조클럽 아카데미 제13강좌가 지난 14일 오후 광주 남구 임암동 어반브룩에서 열렸다.

‘가을밤의 재즈선율’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강좌는 평일 저녁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가을밤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음악회로 꾸려졌다.

무대에 오른 혼성 재즈 밴드그룹 ‘리디안팩토리’가 처음 선보인 공연은 ‘내사랑 내곁에’였다. 익숙한 대중가요에서 느껴지는 재즈의 특별함은 원우들의 눈과 귀를 한순간에 사로잡았고 이내 몰입하게 했다.

섬세한 바이올린 하나로 구성된 음율 위에 피아노와 드럼의 리듬이 더해지면서 곡이 절정에 오르자 원우들은 탄성을 내뱉었다.

연주 후 김은영 보컬은 “나이가 들면 꿈을 꾸지 않을 것 같았다”고 담담하게 얘기한 뒤 ‘Volare’(볼라레)를 불렀다. 폭발적인 성량으로 존재감을 뽐낸 그는 이 곡에 대해 “꿈속에서 온몸을 파랗게 칠한 채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날아간 얘기”라고 설명했다.

이를 듣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던 원우들은 곡이 경쾌하고 활기찬 후렴으로 접어들자 박수갈채를 보냈다.

다음으로 ‘Hey Bartender’ 공연이 이어지자 장내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원우들은 어깨를 들썩거리거나 박수를 치는 등 온몸으로 흥을 표현하며 노래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즐거워했다. 특히 곡 후반부에 등장한 베이스와 드럼 연주는 솔로였음에도 웅장한 무게감을 선보여 원우들의 환호를 이끌었다.

다음 곡을 시작하기 전 김은영 보컬은 재즈의 재미를 원우들이 느끼게끔 유도했다. 그는 재즈 특유의 창법인 ‘스캣’을 소개하며 악기처럼 목소리를 통해서도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처음에는 다소 쑥스러웠는지 작은 목소리로 따라하던 한 원우는 반복 연습을 통해 금세 스캣의 자유분방하고 즉흥적인 소리를 내 주위를 놀라게 했다.

단순한 관람을 넘어 교감의 시간 후 이어진 바이올린 연주 ‘백만송이 장미’는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었다.

공연 중 자리를 옮긴 배하림 연주자는 원우들 사이를 거닐면서 막힘 없이 활을 튕기며 함께 호흡하는 무대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다음 곡은 악마의 악기라고 불리는 반도네온의 매혹적인 음색으로 장식됐다. 광주 출신의 김태은 연주자는 ‘Libertango’와 ‘Cabeza’를 연이어 선사하며 원우들이 탱고의 리듬감과 재즈의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막바지 무대에서는 리디안팩토리가 완전체로 연주해 독주와는 또 다른 매력을 뿜어냈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와 이문세의 ‘가을이 오면’ 공연에서 원우들은 멜로디를 온전히 즐기며 가을 정취를 만끽했다.

마지막 곡인 라틴 재즈 ‘베사메무쵸’ 공연 후 빗발친(?) 앵콜 요청에 리디안팩토리는 ‘천개의 바람’과 ‘돌아와요 부산항에’ 등을 부르며 원우들과 함께 특별한 가을밤을 보냈다.

한편 리디안팩토리는 재즈피아니스트 강윤숙을 주축으로 섬세하고 뛰어난 테크닉을 갖춘 실력파 뮤지션들로 구성된 혼성 밴드그룹이다.

이들은 클래식, 재즈, 대중가요, 팝,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색다르게 해석해서 관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주는 무대 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다.

/서형우·윤찬웅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