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격투기에서 가장 큰 시장은 UFC와 권투이다. UFC 무대와 권투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을 오행(五行)의 법칙으로 풀어보면, 그들의 민족적 기운과 기술적 강점이 세계 정상에 설 수 있었던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다.

오행은 목(木)·화(火)·토(土)·금(金)·수(水)가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원리를 따라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인간과 자연, 사회를 지배한다. 이 원리를 무대 위의 전사들에게 적용하면, 각 민족과 선수들이 발휘하는 힘의 뿌리를 읽을 수 있다.

먼저 다게스탄의 파이터들은 토(土)의 기운을 대표한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이슬람 마카체프’는 험준한 산악 지형 속에서 자라난 강인함을 바탕으로, 상대를 대지에 붙박아 두듯 압도하는 레슬링을 보여준다.

토(土)는 안정과 무게 중심, 그리고 끈기를 뜻한다. 마치 산이 천년을 버티듯 그들의 투지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는 곧 ‘중심불요(中心不搖)’의 기운으로, 상대가 어떤 기술을 써도 산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상징이다.

반면 멕시코와 라틴 파이터들은 화(火)의 기운을 체현한다. 권투의 영웅 ‘카네로 알바레즈’와 UFC 전 챔피언 ‘브랜던 모레노’는 맞으면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다.

화(火)는 열정과 불굴의 투지를 뜻하며, 불길이 번지듯 상대를 지치게 만든다. 알바레즈는 집요한 인파이팅으로, 모레노는 끊임없는 압박으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들의 모습은 곧 ‘불퇴전진(不退前進)’으로, 결코 물러서지 않고 전진하는 화(火)의 본성을 드러낸다.

브라질의 ‘알렉스 페레이라’는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파이터다. 그는 화(火)의 폭발력과 목(木)의 창조성을 함께 지닌 전사다. 타격에서는 불꽃처럼 상대를 태워버리는 폭발적 파워를, 기술에서는 목(木)의 생명력처럼 새로운 무술을 접목하고 진화시키는 창조성을 보여준다. 브라질 특유의 부드러운 유연성은 목(木)의 확장성과 성장력과 닮아 있다. 그래서 페레이라의 전투는 언제나 예측 불허이며, ‘화목상생(火木相生)’의 에너지로 상대를 압도한다.

결국, 오행의 대결 속에서 UFC와 권투의 주 무대는 토(土), 화(火), 목(木)의 힘이 번갈아 지배하고 있다.

토(土)의 무게는 상대를 지치게 하고, 화(火)의 불길은 상대의 의지를 태워버리며, 목(木)의 창조성은 새로운 무기를 만들어낸다. 다게스탄의 끈기, 멕시코·라틴의 정열, 브라질의 폭발과 창의성은 바로 오행의 법칙 속에서 시대적 흐름과 맞아떨어져 격투기에서 최강 민족으로 군림하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