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방대한 사회보장제도이자 세계적 규모의 공적 기금이다.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불과 30여년 만에 운용 자산이 지난 7월 말 기준 1천304조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연금의 미래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저출산, 기금 고갈 논란 등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은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고 연금 수령액도 부족해 노후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지역 연금 수급자 현황, 실태, 대안 등을 3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 주

노후 보장의 최후 보루인 연금을 수급하는 지역 노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수급액은 1인 가구 최저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13일 국민연금 월별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광주·전남의 노령연금 월 수령액은 각각 55만5천548원, 49만8천302원 등 평균 52만6천92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연금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1인 기준 노후 최소생활비’인 136만1천원의 38.7%에 불과한 수치다.

최근 주목할 부분은 지역 수급자는 증가한 반면, 가입자는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광주·전남 지역 수급자는 각각 14만2천459명, 26만8천767명으로 총 41만1천226명이다. 2023년 수급자(광주 13만1천707명, 전남 25만2천866명) 38만4천573명과 비교할 때 1년 사이 총 2만6천653명이 늘었다.

이와 달리 지역 가입자 감소세는 두드러진다.

2023년 가입자는 광주 42만8천309명, 전남 59만9천881명 등 총 102만8천190명이었지만 2024년엔 총 100만4천559명(광주41만8천633명·전남58만5천926명)으로 1년 사이 2만3천631명이나 감소했다.

연령 별로는 30-34세, 54-59세 구간 외에 모든 연령대에서 가입자가 줄었다. 이는 취업 연령 상승으로 30대 초반에 최초 가입하는 가입자가 증가한 데다, 50대 후반 가입자의 경우 고령층의 지속적인 경제활동과 수령 시기가 도래하는 국민연금의 제도적 특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 때문에 지역 고령자들은 생계를 위해 은퇴 후에도 새로운 직장을 찾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광주의 6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는 17만8천명(경제 활동 참가율 47.8%)으로 올해 1분기(17만1천명)대비 7천명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남 역시 60세 이상 경제활동인구가 36만4천명에서 37만2천명으로 8천명 늘었다. 경제활동 참가율 역시 59%에서 60.1%로 상승하며 전남 지역 고령층 10명 중 6명이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설명진 국민연금공단 광주지역본부장은 “가입자는 줄고 수령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저출생과 고령화 등 인구 구조 변화의 영향이 가장 크다”며 “가입자 확대를 위해 연금 소외계층 발굴, 연금 바로알기 교육, 제도 홍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민들이 가입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활동·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