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문호수의 가을 / 시 옥정 김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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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0. 13(월) 19:16 가+가-

안개비 내리는 아침

안개 걷히니 맑은 햇살이 눈부시다

호수는 쪽빛 하늘을 품고

가만히 들여다보는 거울처럼 고요하다

계절이 아쉬운 단풍잎은 마냥 서성이고

호수에 시린 마음을 살며시 내려놓는

뭉게구름도 무언가 아쉬운 듯 뭉그적거리는데

날아가는 철새도 차마 내려앉지 못하고

그리움은 물갈퀴질로 둥둥 떠있다

가을의 주인이 된 산책로는

은행잎 양탄자를 깔아놓고

연인들의 발자국소리를 기다린다

나는 가을의 팔짱을 끼고

은행잎 양탄자를 밟으며

떠나야 할 때를 아는 낙엽처럼

어딘가로 떠나는 중이다

저 낙엽처럼

종착지를 궁금해하지 않을 것이다

<김승환 약력>

▲전남문협 감사, 전남시협 부회장, 광주문협 부회장

▲국제펜 광주 부회장, 나주예총 수석부회장

▲수상 : 전남문학상, 전남시문학상, 국제펜광주문학상, 나주문화예술대상, 자랑스런 전남예술인상 등

▲시집 : ‘추억의 목사골시장’

▲수필집 : ‘수석과의 대화’

▲디카시집 : ‘눈부신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