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일반 시민이 낸 정신적 손해배상 청구가 받아 들여지면서 향후 광주 법원에서의 소송 과정과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는 원고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액수는 제반 사정을 참작해야 하나 적어도 각 10만원 정도는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일반 시민에게 불안과 공포 등 정신적 충격을 준 것으로 볼 수 있는지다.

배상 책임 여부도 관건이었는데, 재판부는 비상계엄과 손해 발생 간 인과관계를 모두 인정했다.

이 재판의 원고들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국회 측 대리인을 맡았던 이금규 변호사 등의 주도로 꾸려진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 준비 모임’의 구성원들이다.

이 변호사 외에도 전국 각지의 변호사들이 유사 소송 제기를 위해 준비 단체를 꾸렸는데, 광주에선 여성변호사회가 원고 23명의 무료 대리를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17일 광주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을 당시 광주여성변호사회는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전역에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무장 군인 동원 등으로 온 국민을 순식간에 충격과 공포에 떨게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민사25단독 재판부에 배당된 해당 소송은 아직 기일조차 지정되지 않았다.

그사이 선고 공판 날짜 지정을 요청했던 원고들은 서울에서 판결이 내려지자 곧바로 지정 신청서를 재차 제출하는 등 ‘신속 진행’을 촉구하고 있어 재판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