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리그 4위(45승 40패 3무)로 마친 KIA 타이거즈가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오는 17일부터 NC 다이노스와의 홈 4연전을 시작으로, 2년 연속 가을야구와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하는 여정이 본격화된다.

KBO리그는 전체 720경기 중 61.1%인 440경기를 마친 상황. 후반기에는 280경기만이 남았다. KIA로선 남은 40%의 일정 속에서 상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변화는 시즌 초반부터 발목을 잡았던 전력 공백이 점차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복귀자들의 합류로 전력은 빠르게 ‘완전체’에 가까워지고 있다.

■ 복귀자 가세…전력에 숨통
먼저 마운드엔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돌아온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 후 긴 재활을 거친 그는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등판을 마쳤고, NC와의 4연전 중 한 경기에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의리가 성공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한다면, 마운드 재편과 함께 운용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불펜진의 부담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마운드의 유연성과 짜임새를 함께 끌어올리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타선도 점차 재정비의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오랜 이탈 끝에 김선빈과 나성범의 복귀가 임박했고, 8월 중 김도영까지 가세할 경우 중심 타선의 무게감과 공격 밸런스는 확연히 달라질 전망이다.

이들 주축의 복귀는 단순한 전력 보강을 넘어, 팀 전체의 타격 흐름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전반기 내내 공백을 메우며 버텨준 오선우, 김호령, 고종욱 등 백업 자원들과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실전 감각과 자신감을 얻은 이들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KIA 타선은 더 강하고 유기적인 형태로 재편될 수 있다.

■ 여전한 과제…불펜과 결정력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후반기 돌입과 동시에 마주한 첫 과제는 불펜 재정비다. 전반기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95로 리그 9위, WHIP(1.63)와 피안타율(0.280) 등 대부분의 지표도 리그 하위권이다. 6월에는 반등 조짐을 보였지만, 7월 들어 다시 흔들리며 불안 요소가 노출됐다. 현재 불펜은 특정 자원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다. 정해영·조상우 등 필승조에 집중된 부담을 나눌 수 있도록, 새로운 조합 구성과 보다 유연한 운용 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타선에서는 찬스를 살리는 ‘결정력’ 회복이 관건이다. 전반기 팀 득점권 타율은 0.257로 리그 8위에 그쳤다. 평균 득점은 리그 4위 수준이지만, 실질적인 흐름은 ‘끊긴 장면이 잦았던 타선’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경기당 평균 7.9개의 잔루는 리그에서 손꼽히게 많은 수치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장면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다.

■ 체력 변수와 NC 4연전의 의미
체력 안배도 시즌 후반을 좌우할 핵심 변수다. 더블헤더와 연전이 집중된 후반기 일정은 더위와 겹쳐 선수단의 체력 소모를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주축 선수들의 피로 누적은 경기 후반 집중력 저하와 직결될 수 있다. 따라서 벤치 자원의 유기적 활용과 상황별 로스터 운용이 요구된다.

이런 가운데 NC와의 4연전은 단순한 후반기 시작 이상으로 의미가 깊다. 시즌 흐름의 분수령이자, 복귀 전력들을 실제 경기에서 얼마나 빠르게 전력화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게다가 이후에는 LG, 두산, 한화 등 강팀들과의 맞대결이 이어진다. 특히 후반기 초반 16경기 중 13경기를 광주 홈에서 치르는 일정은, 전력 복귀와 경기력 정비에 있어 결정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중위권 팀 간 승차가 촘촘한 만큼 초반 흐름에서 밀릴 경우 전체 순위 경쟁에서 주도권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반기 초반 흐름이 전체 판도를 좌우할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이 남긴 이 말처럼, KIA는 후반기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2연패’라는 목표의 현실성도 함께 결정될 전망이다.

/주홍철 기자 jhc@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