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조선대병원 수술실에서 불이 나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했다.

다행히 화재는 신속하게 진화돼 단순 연기 흡입 외 사상자는 없었지만, 수십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고 시설 안전이 담보되기 전까지 병원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다.

14일 광주시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12분께 광주 조선대병원 신관 3층에 있는 7번 수술실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재는 신고 접수 약 10분 만인 오전 8시20분께 조선대병원 측에 의해 완진됐다.

불이 비교적 빨리 잡혔고 경보가 제때 울려 화재 진압과 대피 과정에서 연기를 흡입한 30여명을 제외하곤 다친 사람은 없었다.

화재 당시 다른 곳에서 수술을 준비 중이던 환자 2명도 무사히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 당국은 연기를 빼는 배연 작업을 마친 후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발화 지점은 수술실 내 멀티 콘센트 형식의 의료용 전원공급장치로 특정됐다. 다만, 합선과 누전 등 정확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고 화재 전 해당 수술실에선 수술을 준비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조선대병원은 모든 수술 일정을 중단하고 병원 전기 시설 등에 대한 안전 점검과 화재 피해를 입은 3층을 중심으로 소독 등 뒤처리 작업에 착수했다.

이를 통해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고 수술을 재개할 계획이라는 게 조선대병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조선대병원의 수술실은 15개이며 이날 예정된 수술 27건(27명)은 모두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1명은 환자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다른 곳으로 전원 조치됐다.

이날 수술을 위해 최소 전날부터 입원 중이었던 나머지 환자 중 일부는 퇴원했고, 몇몇은 병원에 더 머물며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하루에 적게는 20건, 많게는 40건까지 수술을 진행하고 있는 조선대병원의 사태 수습이 길어질 수록 예정된 일정 모두 줄줄이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이번 화재 여파로 수술 시기를 놓쳐 상태가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주 수술 예정이라는 A 환자의 보호자는 “의정 갈등의 여파로 이번 일정도 어렵게 잡았는데 다시 예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까 걱정”이라며 “큰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지만, 오매불망 수술날만 기다려 왔던 환자와 가족들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불이 난 7번 외 다른 수술실들은 안전 점검을 마친 후 순차적으로 가동할 계획”이라며 “병원도 최대한 빠른 정상화가 목표다”고 밝혔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