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당시 장성 지역에서 군·경에 의해 사망한 희생자들의 유가족이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1단독 채승원 부장판사는 A씨의 유가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피고 대한민국이 각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론 1천600만원-9천600만원을 산정, 지연 이자와 함께 지급할 것을 주문했다.

A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진실 규명한 ‘장성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 사건의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장성군 동화면 월산리 초지마을에 거주하며 농업에 종사하던 A씨는 1950년 12월11일 오전 9시께 마을 주민들과 함께 경찰에 불려 나갔다.

이날 그의 가족들은 A씨가 한참이 지나도 귀가하지 않아 이상하게 생각하던 중 마을 이장으로부터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 가슴에 3군데 총상을 입은 채 숨을 거둔 A씨를 수습한 가족들은 ‘밖에서 죽은 사람은 방에 모시면 안 된다’는 말에 시신을 마을 인근에 매장해야만 했다.

진화위 조사 과정에서 한 참고인은 “A씨의 동생이 가입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공산당의 핍박에 못 이겨 도장을 찍었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참고인은 “경찰이 A씨에게 동생의 행방을 물었으나 모른다고 하자 구타한 뒤 총살했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신청인 및 참고인의 진술 내용이 대부분 일관되며 구체적인 데다가 진화위의 진실 규명 결정과 모순되는 부분도 없어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