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사람이 고흥 하면 유자를 떠올리지만 유기농 유자하면 완도가 되는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완도군 고금면에서 온담농원을 운영하는 강상묵(70) 명인.

강 명인은 지난 2008년 유자 농사를 시작했다. 그의 원래 고향은 충남 공주로 건설업과 자영업 등 도시 생활을 마무리한 명인은 지인의 권유로 우연히 완도 유자향에 이끌려 이곳에 정착했다.

현재는 3.3㏊(약 1만평)에서 유기농 유자만 재배하며 원물 판매와 가공판매까지 함께 하고 있다. 유자청, 유자쌍화차 등 특허만 6개 가지고 있으며 조만간 완도유자떡도 시중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자체 쇼핑몰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처음 시작부터 유자는 껍질째 먹는데 농약을 치면 안 된다는 확고한 생각으로 강 명인은 2009년 무농약 인증을 시작해 유기 전환기를 거쳐 2016년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유기농 인증을 받기까지 재배에 대한 경험과 배울 길이 마땅치 않아 초기 많은 어려움을 몸소 겪어야 했다.

불안정한 수확량과 병해관리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에 편입해 농업 지식을 쌓기 시작했고 전남대학교 친환경농업과와 순천대학교 산지마케팅 과정을 통해 유기농업 지식을 체계적으로 배우며 재배 기술을 향상시켰다.

또한 어류와 해조류를 이용한 아미노산 액비 등 영양제를 활용해 유자 수확량을 대폭 늘렸으며 유황, 황토 등을 사용해 살충·살균 효과도 극대화했다.

몇 해 전부터는 최소한으로 풀을 베지 않는 농법을 정착시켜 토양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자신만의 유기농 재배 매뉴얼을 완성했다.

강상묵 명인이 만들어 생산한 유기농 유자 가공품들

유자 선별 작업 모습.

그 결과 유기 인증을 받은 2012년부터 매년 50-60t의 유기농 유자를 생산하고 있다. 이는 한해 완도 유기농 유자 생산량이 90여t에 해당해 50%이상을 차지하는 수치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22년 유자 친환경 농법의 재배 기술을 인정받아 ‘전남도 유기농 명인’ 제31호로 지정됐다.

유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귤과 비슷하나 귤보다 껍질이 두껍고 상큼한 향이 난다. 레몬보다 3배 이상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전남도 유기농 명인 지정으로 완도 친환경 유자의 선구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강 명인의 앞으로 계획은 더 많은 친환경 농가와 함께하는 것이다.

강상묵 명인은 “처음 유기농 유자를 재배하겠다는 마음과 지금의 생각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유자는 껍질째 먹기 때문에 많은 유기농 농가가 함께했으면 좋겠고 유기농업에 쉽게 도전할 수 있도록 매년 완도 유기농 유자 연구 회원들과 유기농업에 대한 매뉴얼을 연구·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 결과 전년 대비 대부분 지역에 친환경 면적이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완도는 27%가량 증가했다”며 “여전히 유자하면 고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지만 친환경 유자하면 이제 많은 사람이 완도가 생각날 수 있도록 더 회원들과 노력해 그런 날을 꼭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