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이야기하는 여성작가들의 전시를 보고 / 홍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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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2. 27(목) 19:42 가+가-
홍인화 북구여성행복응원네트워크위원장 / 前 5·18민주화운동기록관장
여성작가들이 여성을 다룬 전시회를 보고 왔다. 여성의 시각으로 여성의 정체성을 다룬 작품들 앞에서 진득한 감동이 일었다. 그동안 느끼고 절감했던 여성문제를 이렇게 조형적으로 이끌어내는 작가들에게 존경심이 생겨나며 생각의 고리로 빠져들었다. 자원봉사로 도슨트를 하고 있는 딸의 권유로 보게 된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접속하는 몸: 아시아 여성 미술가들’ 전시였다. 이 전시는 1960년대 이후 아시아 여성 미술의 동시대적 의미를 새롭게 조명하며, 단순히 미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이데올로기와 상황이 교차하는 신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체는 단순한 물리적 존재를 넘어 개인의 기억과 사회적 경험이 얽힌 복합적인 상징으로 기능하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여성의 언어로 이야기한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여성 작가의 삶과 예술은 서로 깊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이는 단순한 표현의 수단을 넘어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환경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의미한다. 역사적으로 여성 작가들은 억압과 차별의 대상이 돼왔지만, 그들은 이러한 경험을 형상화해 표현함으로써 독특한 시각과 감성을 부여한다. 그들의 작품은 자기의 아픔과 사회의 아픔, 그리고 시대의 아픔을 고발하며 문제 제기를 한다. 이를 통해 여성의 삶이 단순히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관계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근현대사 여성의 삶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며, 박영숙 작가의 작품은 여성의 신체를 통해 사회적인 억압과 부조리, 성적 권력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여성의 신체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작가들도 자신의 몸을 본떠 조각을 만들거나, 임신과 출산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하며, 때로는 자신의 몸을 직접 재료로 사용해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처럼 여성 작가들은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통해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기도 했다. 신체는 단순한 예술의 소재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싱가포르 출신 미술가 아만다 헹의 ‘걸어갑시다’(Let‘s Walk)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된 거리 퍼포먼스로,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걷기라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여성의 성 역할과 외모에 대한 강박을 조명하며, 개인의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고통과 연대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역사가 시대와 국경을 넘어 되풀이되고 있음을 느끼게 하며,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가 여성 예술가들에게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신체는 저항의 도구이자,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 전시를 관람하면서 필자는 아시아 문화전당을 비롯한 각 기관들과 연계해 광주 여성작가들의 이야기도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성의 눈으로 그동안 봉착됐던 이야기를 그려낸 작가들을 발굴하고, 여성재단에서 작지만 지속적으로 해온 허스토리를 모아보는 것도 좋은 확장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오월 광주의 기억, 세월호 참사의 목격, 그리고 지속되는 사회적 고통의 연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떠올랐다. 사회적 참여, 관찰, 기록 그리고 공감의 과정을 통해 관객과의 깊은 연결을 여성의 눈으로 그려낸 광주의 김화순 작가와 삶의 흔적을 작품에 담은 무등현대미술관장 정송규 작가의 작품도 스쳐 지나갔다. 정송규 작가는 가족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싶은 기도의 마음으로 어머니의 닳아진 쪽빛 조각보에서 영감을 얻어 조각과 면들이 결합된 작품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경험을 예술로 표현했다.
각자의 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삶과 연결돼 있음을 느끼게 했다. 예술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힘인 것이다. 여성 작가들의 예술은 그들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여성 작가들 스스로 자기인식을 계기로 예술을 통해 사회적 고통을 드러내고,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여성작가들의 행보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런 전시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특히 광주에서 말이다.
특히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띄었다. 근현대사 여성의 삶을 입체적으로 드러내며, 박영숙 작가의 작품은 여성의 신체를 통해 사회적인 억압과 부조리, 성적 권력 구조에 문제를 제기한다. 여성의 신체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시아 작가들도 자신의 몸을 본떠 조각을 만들거나, 임신과 출산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하며, 때로는 자신의 몸을 직접 재료로 사용해 퍼포먼스를 진행한다. 이처럼 여성 작가들은 신체를 이용한 퍼포먼스를 통해 삶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기도 했다. 신체는 단순한 예술의 소재가 아니라, 개인의 정체성과 사회적 맥락을 반영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싱가포르 출신 미술가 아만다 헹의 ‘걸어갑시다’(Let‘s Walk)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진행된 거리 퍼포먼스로,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의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걷기라는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여성의 성 역할과 외모에 대한 강박을 조명하며, 개인의 경험을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고통과 연대의 필요성을 드러낸다. 이러한 작품을 통해 역사가 시대와 국경을 넘어 되풀이되고 있음을 느끼게 하며,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가 여성 예술가들에게는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으로 표현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신체는 저항의 도구이자,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작용한다.
이 전시를 관람하면서 필자는 아시아 문화전당을 비롯한 각 기관들과 연계해 광주 여성작가들의 이야기도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성의 눈으로 그동안 봉착됐던 이야기를 그려낸 작가들을 발굴하고, 여성재단에서 작지만 지속적으로 해온 허스토리를 모아보는 것도 좋은 확장이 될 것이라고 느꼈다. 오월 광주의 기억, 세월호 참사의 목격, 그리고 지속되는 사회적 고통의 연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이 떠올랐다. 사회적 참여, 관찰, 기록 그리고 공감의 과정을 통해 관객과의 깊은 연결을 여성의 눈으로 그려낸 광주의 김화순 작가와 삶의 흔적을 작품에 담은 무등현대미술관장 정송규 작가의 작품도 스쳐 지나갔다. 정송규 작가는 가족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싶은 기도의 마음으로 어머니의 닳아진 쪽빛 조각보에서 영감을 얻어 조각과 면들이 결합된 작품을 통해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경험을 예술로 표현했다.
각자의 몸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우리 모두의 삶과 연결돼 있음을 느끼게 했다. 예술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힘인 것이다. 여성 작가들의 예술은 그들의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며, 우리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여성 작가들 스스로 자기인식을 계기로 예술을 통해 사회적 고통을 드러내고, 개인의 이야기를 통해 보편적인 인간의 경험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여성작가들의 행보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이런 전시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특히 광주에서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