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출신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발판 삼아 문향(文鄕) 전남의 문학 발자취를 체계적으로 보존·전시할 수 있는 허브 공간 ‘전남도립문학관’ 건립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전남도에 따르면 ‘전남도 문학 진흥 기본계획 수립’ 용역 수행사로 선정된 인덕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전날 용역에 착수했다. 용역비는 3천520만원으로 과업 기간은 6월17일까지 총 4개월이다.

전남도는 지난해 12월19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조달청 나라장터에 ‘전남도 문학 진흥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하고 제안서 평가 등을 거쳐 이달 14일 인덕대학교 산학협력단을 용역 수행사로 선정했다.

전남도 문학 진흥 기본계획 수립 용역 과업 지시서는 전남도립문학관 타당성 분석, 전남·광주 문학사 편찬 방향 제시, 전남도 문학박람회 개최 기본계획 수립 등을 담고 있다.

전남도가 광역 단위 문학관 건립을 위한 행정 절차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한국문인협회 전남지회는 2019년 22개 시·군 1만7천352명의 서명을 받아 전남도립문학관 건립 청원서를 전남지사에게 제출했지만 검토 단계에서 무산됐다.

2016년에도 옛 장흥교도소 부지에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를 추진했다. 당시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정부가 공모를 중단한 뒤 서울 은평구 일대 부지에 국립한국문학관을 건립키로 해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광역지자체 중 광역 단위 문학관을 설립·운영하고 있는 곳은 서울시·경남도·대전시·대구시·제주도·광주시·전북도 등 7곳이다.

전남의 경우 보성군 2곳, 목포시·순천시·나주시·담양군·곡성군·고흥군·장흥군·강진군·해남군·완도군 각 1곳 등 기초지자체가 운영하는 공·사립 문학관만 12곳이 있다.

전남도는 이번 용역 세부 과업으로 전남도립문학관 건립 기본구상, 계획·운영 및 관리방안 제시, 설립 시 예상되는 사회·문화·경제적 효과 분석 등을 설정했다.

용역 결과물을 통해 건립 후보지, 소요 예산 등도 제시될 예정이다. 전남도는 도유지 또는 유치 희망 시·군이 기부채납한 부지에 전남도립문학관을 건립하기로 기본 방향을 설정했다.

전남도립문학관은 전남 출신 작가들의 작품과 기록물을 보존·전시하고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청소년과 문학 애호가들에게 지역 문학의 가치를 알리는 거점 공간이 될 전망이다.

전남도는 도립문학관 뿐만 아니라, 남도 문학사의 가치를 정립하고 위상을 높일 전남·광주 문학사 편찬, 문학박람회 개최 등도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용역 결과에서 주제·범위가 설정되고 편찬 추진 체계와 단계적 로드맵이 제시되면 전남·광주 문학사 편찬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남 문학의 정체성 확립과 한국 문학사에서 전남의 위상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전남도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지역 출신 작가를 비롯해 국내외 문학계 인사들이 교류·협력하는 ‘전남도 문학박람회’를 정기 개최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윤선도, 정철 등 조선시대 문인을 비롯해 김영랑·조정래·김남주·한강 작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문학 거장을 배출한 문향 전남의 명성을 되찾고 전 세계에 전남의 문학적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향후 용역 결과를 토대로 문학 진흥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