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마친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능성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과 관련, 2월 임시국회에서 치열한 대권 프레임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2월10-11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12-14일 대정부질문 일정에 잠정 합의했다.

2월 임시국회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실제 권력’으로 규정하고 ‘권력 교체론’을 내세워 거대 야당 심판 여론을 자극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현재 조성된 계엄·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이어질 경우 여당에 불리할 것이기 때문에 ‘정권 교체’ 프레임을 ‘권력 교체’ 구도로 바꾸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과 대정부질문을 통해 민주당의 ‘입법·예산·탄핵 폭주 정치’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하는 전략을 통해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반면, 민주당은 대정부질문을 통해 12·3 비상계엄, 윤 대통령 극렬 지지층의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등과 관련한 여권의 책임론을 지적하며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변명과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다고 보고 국회에서 엄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7일 통과한 ‘내란 특검법’의 경우에도 최상목 권한대행에 의해 거부권이 행사되면 곧바로 재표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다.

여야는 2월부터 외연 확대를 위해 중도층 등을 겨냥한 정책 행보에도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조기 대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지는 않지만 물밑에서는 선거의 승패를 가를 중도층 공략을 준비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선을 겨냥해 중도층 공략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자칫 윤 대통령 탄핵·수사를 기점으로 결집한 보수 지지층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민주당은 2월10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이번 연설은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한 지난 23일 기자회견 내용을 이어받아 이 대표가 생각하는 성장의 구체적인 모습을 담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요 민생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여야가 머리를 맞댈 가능성도 주목된다. 대표적인 게 국민연금 개혁이다.

이 대표는 지난 26일 연금개혁 논의와 관련해 2월 중 모수개혁 입법을 완료하고 곧이어 구조개혁 논의에 착수하라고 당에 지시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필요하면 민주당과 얼마든지 연금개혁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민생 경제 부양을 위해 조속한 추경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힘은 추경 대신 예산 조기 집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