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경찰청이 화순군 공무원 4명과 건설업 관계자가 도박 중이던 현장을 적발, 조사하고 있다. 무안공항에서 거행된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합동추모식 당일이었다. 참으로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설 명절 금품·선물·향응 수수 등의 예방을 위해 올해 제1호 청렴주의보가 발령된 다음 날이기도 했다. 무고히 희생된 화순 주민이 13명이고, 전·현직 공직자가 8명이나 됐다. 지역사회의 분노는 들끓고 있다.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 대규모 사고 등 나라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 복무 기강 확립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국무조정실 소속 인력이 상주하며 진상을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는 이미 조사를 받았고 휴대전화까지 임의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조실의 결론에 따라 적용 혐의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직 기강 해이가 도를 한참 넘었다. 일각에선 건설·건축 분야와 관련있는 직렬의 6급 이상 간부급으로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는 눈초리도 보내고 있다. 돈을 일부러 잃어주는 접대성에 무게가 실렸다. 경찰이 정보 등을 입수해 임의 수사에 나섰던 터라 주기적으로 이뤄졌을 소지도 크다. 화순군은 누구보다 모범을 보여야 할 고위직인 점을 감안해 우선 4급(국장급) 해당자를 직위 해제하고 조사와 수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할 방침이다.

매우 중대하다. 결코 예사롭게 넘길 일이 아니다. 제주항공 참변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수의 공무원이 고질적 비위에 연루됐을 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번지고 있다. 당국의 사실상 특별 감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다. 군청 안팎은 어수선하다. 불의의 사고로 동료를 떠나보낸 다른 직원들은 할 말을 잃어버렸다. 주민들도 참담하다.

불법부당한 거래가 충분히 의심되고 있다. 도박 파문이 어디까지 확산될 것인지 예단하기 어렵다. 일체의 의혹이 없도록 집중 수사해야 한다. 또한 책임을 엄히 물어 처벌해야 한다. 전남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에서 지금 화순군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