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후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복원’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으며,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계엄령 선포의 의도와 주도 세력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선대학교 사회과학연구원은 20일 오후 교내 본관 3층 아름마루에서 ‘12·3 내란 사태와 한국 사회’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좌담회는 내란 사태가 드러낸 한국 민주주의 과제를 분석하고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광주·전남 지역 대학 교수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윤석열의 쿠데타와 K-민주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 지병근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2·3 내란 사태 이후 한국은 민주주의 복원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계엄령 선포의 의도와 주도 세력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 교수는 “12·3 쿠데타는 명태균 폭로 이후 윤석열이 탄핵 정국을 벗어나고 행정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군사적 동원의 결과”라며 “이번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의 국제적 신뢰도를 약화시키고, 기존 제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쿠데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와 양당제를 구축한 1987년 정치 체제를 대체하는 새로운 민주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징적 정치공간으로서의 광화문과 여의도(하상복 목포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 ▲5·17계엄과 12·3계엄, 그리고 군대(노영기 조선대 기초교육대학 교수) ▲케이팝 팬들이 국회로 간 까닭은?(최유준 전남대학교 호남학과 교수) ▲디지털 부족주의와 음모론(박선희 조선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비상계엄 상황 하 중국음모론과 트럼프 2.0 시대 한국 외교의 딜레마(김재관 전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의 주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5·17계엄과 12·3계엄, 그리고 군대’를 주제로 발표한 노영기 조선대 기초교육대학 교수는 “12·3 내란 당시 주요 정치인 납치 계획은 과거 1980년 5·17 사례를 모방했지만, 일반 병사들에게 명확한 임무가 전달되지 않아 내부 저항이 있었다”며 “이는 과거 사례와의 차이점”이라고 분석했다.

최유준 전남대 호남학과 교수는 ‘케이팝 팬들이 국회로 간 까닭은?’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해 12월14일 대통령 탄핵 결의안 가결 시 집회 현장에서 케이팝 팬덤의 주도적 참여는 대중문화의 새로운 사회적 역할을 보여줬다”면서 “응원봉 역시 서로 다른 개인과 팬덤 집단의 차이를 존중하고 서로가 연대해 공통 감각에 도달하는 인간성을 보여준 사례”라고 해석했다.

이외에 디지털 미디어 특성에 의한 확증 편향을 경계하며 이를 막기 위해 언론의 전문적인 저널리즘, 정치 토론, 디지털 콘텐츠 리터러시 교육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지역 내 젊은이들이 정치적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주성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