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20일이 지났지만 유가족들의 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다. 지난 주말 무안국제공항에서 열린 합동 추모식은 진도 씻김굿으로 숙연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첫 순서로 단상에 선 박한신 대표는 “지금도 집에 가면 환한 모습으로 마중 나올 것 같고, 아직도 채취가 아른거린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전하지 못한 말을 담은 편지를 읽으며 하늘에 닿기를 바랐다. 친구이자 멘토였던 아빠를 떠나보낸 딸은 함께한 순간들을 간직하겠다고 울먹거렸다. 모든 것이었던 딸과 아내를 한날한시에 잃은 남편은 언젠가는 사진마다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어보겠다고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 등은 안전 사회가 구축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였다.

정부는 아픔을 치유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전담조직인 지원단을 정식 발족했다.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전남도, 광주시, 무안군, 한국공항공사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구성됐으며, 사무실은 세종시에 두고, 무안공항 인근에 별도 현장 사무소를 마련한다. 국회는 유족의 경제·심리적 지원과 추모 공간 마련, 지역경제 회복 등의 근거를 담은 특별법 제정에도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진상 규명이 우선이다. 다시는 참담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 공항 활주로 상 기체 잔해 등은 수거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출동하면서 큰 사고로 이어진 원인일 수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로컬라이저)은 흉물로 아직 자리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차마 볼 수 없어 고개를 숙였다가 끝내는 오열하고 주저앉았다. 이들은 다음달 49재를 지내고 현장을 다시 방문한다.

179명의 희생자는 소중한 부모였고 사이좋은 형제, 귀중한 아들딸, 항상 마주쳤던 동료이자 이웃·선배였다. 유족은 그날의 시간에 머물러 있다. 마음을 에는 그리움으로 통곡하고 있다. 수습은 마무리되지 않았다. 가용 자원과 인력을 총동원해 진실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억울한 한을 풀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