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경찰서 증거물 보관실에 있던 현금을 훔치거나 범죄 피해금을 가로챈 전직 경찰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광주지법 형사2부(김영아 부장판사)는 15일 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위반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등을 선고받은 전직 경찰 A(48)씨에 대한 항소심 첫 재판을 열었다.

A씨는 완도경찰서에 근무하던 지난 2022년 10월부터 2023년 9월까지 통합증거물보관실에 있던 현금 3천400여만원을 15차례에 걸쳐 훔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또 자신이 맡고 있던 강도치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증거물인 현금 92만원 가량을 피해자에게 돌려준 것처럼 꾸민 뒤 횡령한 혐의로도 재판받았다.

절도·편취한 돈을 A씨는 개인 채무 변제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재판부는 “경찰관의 본분에도 형사사건 압수물을 훔치거나 횡령하고, 사문서위조와 공전자기록위작 등을 반복하는 등 범행수법이 매우 불량하다”며 “피고인의 범행이 경찰 조직과 대한민국 사법질서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쌍방 항소로 열린 이날 재판에서 검찰과 A씨 모두 사실관계 자체는 다투지 않아 곧바로 결심까지 이어졌다.

검찰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해 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측은 “범죄 수익을 대출금 변제 등의 용도로만 사용한 사정을 고려해 달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5일 A씨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안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