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령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고령사회에 진입한 지 몇 년 지나지 않았는데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가 내년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게 되면 고령화에 따른 만성적인 질환과 건강 문제가 증가하게 된다. 그중 대표적인 질환이 ‘퇴행성 척추 질환’이다.

척추의 퇴행성 질환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 탈출, 척추관 협착증 등이 있으며 주로 목과 허리에서 발생한다. 많은 환자들에게 고통을 주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대부분 고령의 척추 환자들은 증상 초기에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판단해 증상을 키우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심해진 상황에서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으로 망설이다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이에 주창일 조선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로부터 허리디스크의 증상 및 치료법, 내시경 척추 수술에 대해 알아본다.

◇추간판 손상·탈출…허리·다리 등 통증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의 손상 및 탈출로 염증이 생긴 신경근에 기계적 압박이 추가돼 경추, 흉추 혹은 요추부 축성 통증 및 신경근 자극 증상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척추의 퇴행성 질환으로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척추 구조물인 추간판 내 수핵이 퇴행성 변화로 탄력성이 감소하게 되고 수핵을 싸고 있는 섬유륜이 찢어지면서 수핵 일부가 밖으로 빠져나와 뒤쪽의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 하지 방사통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이러한 신경학적 증상은 허리의 통증, 엉덩이와 골반의 통증, 다리까지 내려가는 방사통 등 다양하게 나타나며 감각 저하, 저림감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심할 경우 하지 위약감과 마비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주창일 조선대학교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허리디스크 발병 후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근력저하·감각 변화 등 신경 손상 징후가 보이는 경우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진은 주 교수가 내시경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조선대학교병원 제공>

◇약물·물리치료 등 효과…일부는 수술 필요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는 물리치료, 약물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의 개선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일부 환자는 수술 치료가 불가피하다. 장기적 약물이나 물리 치료 등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거나 하지의 근력 저하, 감각의 변화, 대·소변 장애와 같은 신경 손상 징후가 보이는 경우 등에서는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허리디스크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미세 현미경을 이용하거나 직접 보면서 피부를 절개한 후 척추 뼈의 일부를 제거하고 신경을 젖혀 튀어나온 디스크를 제거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는 가장 오랫동안 검증된 방법으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으나, 수술 후 절개 부위가 커서 신경주위 흉터조직에 의한 유착으로 수술 부위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염증이나 출혈의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고령의 환자들이나 심장, 폐, 콩팥, 간 질환 등 중증 질환이 있으면 전신마취와 관련된 위험성이 높아지며 수술 후 섬망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수술 후 회복 기간이 길어질 수 있는 등의 단점이 있다.

◇내시경 척추 수술 손상 ‘최소’·회복 ‘빠르게’

내시경 척추 수술의 가장 뛰어난 점은 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이 가능하고 척추의 정상적인 구조물들은 거의 그대로 보존하므로 최대한 기존 구조물의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다른 부위 손상은 없이 탈출된 추간판만을 제거하기 때문에 회복기간이 매우 짧고 일상생활로의 빠른 복귀가 쉽다.

절개부위가 1㎝ 미만으로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다는 점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허리디스크를 포함한 다양한 척추질환 환자에게 내시경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내시경 수술은 시야가 좁아 전통적인 수술에 비해 기술적 어려움이 훨씬 크며, 파열된 디스크 주변으로 수술에 방해되는 해부학적 구조물들이 많이 있어 추간판 탈출 부위와 탈출된 양, 방향에 따라 접근하는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내시경 척추 수술은 수술 집도의의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이 많은 의사와 초보 의사 간 수술적 결과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다.

근래에는 내시경 기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요추뿐만 아니라 경추 및 흉추 추간판 탈출도 내시경 수술이 가능하며 척추관 협착증과 신경공 협착증까지도 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많은 환자들이 수술 결과에 만족하고 있다.

척추 내시경 수술이 발달하면서 상대적으로 금속 나사못 고정술이 필요했던 최외측 추간판 탈출(far lateral disc herniation)이나 신경공 협착증 환자에서도 간단히 내시경 수술로 신경 감압이 가능하게 됐다.

80대 이상의 고령 환자들에게도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회복이 빠르며 수술 후 부작용이 가장 적은 수술 치료법으로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표준(Gold standard) 치료법도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리=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