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반복되고 있는 일부 지방의회의 ‘외유성 국외 출장’이 근절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행정안전부는 13일 “공무 국외출장 시 사전·사후 검토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방의회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안)’을 개정해 지방의회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공무국외출장심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출장계획서를 심사 후 3일 이내에 누리집에 게시하도록 했으나 개정안은 출국 45일 전 출장계획서를 누리집에 올려 주민 의견수렴에 나서도록 했다.

이와 함께 심사위원회 의결 이후엔 의결서를 함께 공개해야 한다. 심사위원회는 출장계획서 심사 시 방문 기관, 직원 명단, 비용 등을 통합 심사하고 출장 계획 변경 시 재심사를 받도록 했다.

해외 출장 이후 사후 관리 역시 강화된다. 그동안은 결과보고서를 출장 후 15일 이내에 허가권자인 지방의회 의장에게 제출하고 60일 이내에 의회에 보고하면 됐지만 개정안은 심사위원회가 출장 결과의 적법·적정성을 심의하도록 의무화했다.

각 지방의회 누리집에 출장계획서·결과보고서만 게시했으나 앞으로는 심사결과서도 함께 공개해야 한다. 지방행정종합정보공개시스템(내고장알리미) 및 공무국외출장 연수시스템(인사혁신처 소관)에 해당 자료를 등록하도록 했다.

특히 지방의원은 결과보고서를 지방의회 본회의 및 상임위원회에 보고하고 징계 사유가 발생하면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된다. 윤리특별위원회를 통해 징계가 확정되면 징계 대상자 및 징계 종류를 ‘내고장알리미’에 등록해 경각심을 고취키로 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심사위원회의 독립성을 대폭 강화한다.

기존에는 3분의2 이상만 민간위원으로 구성하고 나머지는 지방의원이 심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앞으로 지방의원은 출장 의원을 제외한 2명 이하로만 참여할 수 있고 민간위원은 공모 또는 외부 추천을 병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국외 출장 시 예산 집행 적정성 확보를 위해 항공·숙박 대행, 차량 임차, 통역을 제외한 예산 지출이 금지된다. 또 국외 출장 시에는 1일 1기관 방문을 권고하는 한편, 수행 인원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이번 국외출장 규칙 개정은 최근 3년간 국외출장을 떠난 지방의회 의원들이 항공권 가격을 부풀려 제출하거나 지급된 예산으로 화투·술을 구입하는 등 세금을 낭비한 사례가 드러나 제도 개선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전국 지방의회의 국외 출장 실태를 점검한 결과, 항공권 조작, 과다 지급, 여비 허위 청구 등 각종 부정행위를 적발한 바 있다. 광주·전남 광역·기초의회에서도 유사 사례가 무더기로 확인됐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보는 “공무 국외출장이 단순 시찰 위주의 외유성 연수가 아닌 지자체 여건에 맞는 정책 발굴 및 자료 수집이라는 당초 목적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밝혔다./김재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