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비워야 채울 수 있습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선행을 이어가겠습니다.”

광주에서 구둣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주술(69·사진 왼쪽)·최영심(70·여) 부부가 KT 희망나눔재단의 ‘희망나눔인상’을 수상했다.

25일 KT그룹 희망나눔재단에 따르면 희망나눔인상은 나눔으로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데 이바지한 사람(단체)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이를 전파하기 위한 상으로, 올해 마지막 희망나눔인상에 구두 수선비를 모아 나눔을 실천해 온 김씨 부부를 선정했다.

김씨 부부는 동구 대인교차로에서 ‘신세계 구두수선’ 구둣방을 운영하고 있다. 구두 수선비를 받을 때마다 10%씩 돼지저금통에 모아 지난 2006년부터 18년간 총 2천500만원을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따뜻한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남편인 김씨는 한때 제화점을 운영해 큰돈을 벌기도 했지만 IMF(국제통화기금) 시절 사업 실패를 겪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지만, 생계를 위해 구두 수선을 시작했고 그때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야겠다고 마음 먹어 기부를 시작했다. 아내 최씨도 흔쾌히 동참했다.

꾸준한 기부를 이어온 결과, 지난 2021년 광주시에서 선정하는 명예의 전당 헌액 대상자로 선발되기도 했다.

명예의 전당은 어려운 이웃을 돌보면서 광주공동체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아름다운 시민들의 뜻과 정신을 기념하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킨 개인이나 단체를 추천받아 지정하고 있다.

이들 부부의 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8월 동구청에 117만원을 기부했고 이번까지 총 4회에 걸쳐 437만원을 기탁했다.

이러한 기부를 이어가기 위해 적지 않은 나이지만 김씨는 동네 청소(광주시 노인일자리사업), 최씨는 건물 청소 일을 지속하는 등 넉넉하지 않은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나눔을 꾸준히 실천할 계획이다.

김씨 부부는 “주변에 작은 도움을 주고자 시작한 일에 몇몇 손님들이 동참 차원에서 수선비보다 더 큰 비용을 내거나 거스름돈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그분들 덕분에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 이 기회를 빌려 감사의 말을 전한다”고 겸양의 태도를 보였다.

이어 “그간 기부를 통해 나눔의 행복을 알게 돼 새로운 삶을 얻은 느낌이 든다”며 “나눔은 비워야 채울 수 있고, 앞으로도 조금이나마 더 많은 이웃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선행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