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만든 위헌·위법적 ‘비상계엄 사태’가 약 6시간 만에 막을 내렸지만 후폭풍이 본격화하는 등 정치권 전체가 예측불허의 대혼돈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5당은 즉각 대통령 퇴진 및 탄핵 공세에 돌입했고, 여당에서도 한동훈 대표를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향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5당이 개최한 ‘윤석열 대통령 사퇴 촉구·탄핵 추진 비상시국대회’에서 “북한을 자극하고 휴전선을 교란해 무력 충돌로 이끌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권력 유지를 위해 수없이 많은 사람의 인권을 유린하는 비상계엄이 부족하다면 그들은 국민의 생명을 갖다 바칠 것”이라며 “경각심을 가지고 함께 싸우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계엄 선포 당시 다수의 시민이 국회 앞으로 모인 데 대해서는 “온몸을 던져 총알을 맞을 각오로 싸웠던 시민들이 있어 국회의원들이 체포되지 않고 계엄 해제를 의결할 수 있었다”며 “장갑차를 막고 자동소총 앞에서 맞서 싸운 여러분이 없었다면 어떻게 이 몰염치한 정권의 친위 쿠데타 내란 행위를 막을 수 있었겠나”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석열이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한시라도 빨리 대통령 직무에서 손을 떼는 것이 국민과 나라가 사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상계엄 선포는 절차와 내용 모두 헌법·법률 위반이자 탄핵 사유”라며 “무장한 군인과 경찰이 국회의원들의 출입을 막고 난입해 내란죄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앞으로 또 비상계엄, 심지어 전쟁 시작의 버튼을 누를 수 있는 사람”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조 대표는 “대통령이라 해도 내란죄를 벌였을 때는 형사소추가 가능하다”며 “수사기관은 윤석열을 즉각 체포해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의 후속 대응 방향을 놓고 그야말로 전전긍긍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의 성사 여부는 국민의힘 이탈표에 달렸기 때문이다. 대통령 탄핵소추 가결 요건은 재적의원 3분의2(200명) 이상 찬성인데, 야당 만으로는 192석으로 8석이 부족하다.

한동훈 대표는 전날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5분 만에 “비상계엄 선포는 잘못된 것”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한 친한계 의원은 18명이었다.

이날 오전 1시간가량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해임 등 책임자 문책 ▲내각 총사퇴 ▲윤 대통령 출당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친한계와 친윤계가 엇갈린 행보를 보이면서 계파 갈등도 드러나고 있다.

한 대표는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많은 의원들의 난상토론이 있었는데 첫 번째(김용현 해임), 두 번째 제안(내각 총사퇴)에 대해선 대체로 뜻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세 번째 제안(대통령 출당)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어서 계속 의견을 들어보기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