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앞서간 앙트레프레너, 김만덕 / 신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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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26(화) 18:48 가+가-
신춘우 광주대학교 회계세무학과 교수
‘세이의 법칙’으로 유명한 프랑스 고전주의(Classicism) 경제학자 장 밥티스트 세이(Jean-Baptiste Say)는 그의 저서 「정치경제학 개론; Traite d’economie politique」에서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를 “경제적 자원을 낮은 생산성 영역에서 높은 생산성 영역으로 이동시켜 더 큰 수확을 창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세이는 이 책을 통해 「국부론: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을 저술한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Adam Smith)보다 경제학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자 한 것으로 보아, 스미스의 학문적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오스트리아 출신 미국 경제학자 조세프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는 앙트레프레너를 “기존 질서를 파괴하면서 혁신을 창조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면서, 구체적으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고, 새로운 형태의 조직을 창조해 내고, 새로운 원자재를 개발함으로써 기존의 경제적 질서를 파괴하는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개념은 20세기 초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Werner Sombart)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고 하며, 앙트레프레너의 창조적 힘이 국가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이를 슘페터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확립한 것이다.
그리고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앙트레프레너를 “새롭고 차별화되는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 가치를 변화시키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앙트레프레너들이 있어 왔으나 제주에서 활동했던 여성 상인(商人)으로 크게 성공해 큰할머니로 존경받은 인물인 제주 상인 김만덕(金萬德, 1739-1812년)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상인조직이 존재해 왔는데, 특히 조선 건국과 더불어 지역 기반의 상업활동은 더욱 발전했고 조선의 중기 및 후기에 이르러 전통 상인들은 독자적인 상인조직과 체계를 유지하며 발전했다.
김만덕은 중개상인 김응열의 딸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이후 친척 집에서 기거하다가 어느 기녀(妓女)의 집에 맡겨지면서 관기(官妓)가 됐다. 그 후 제주 목사(牧使) 신광익(申光翼)에게 탄원해 양인(良人)의 신분을 되찾아 제주 건입포(建入浦) 일대에 객주(客主)를 차려 큰 돈을 벌었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신광익의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자경(子敬)으로 영조(英祖) 37년인 1761년 제주목사로 부임해 이듬해 제주도에 극심한 흉년이 들어 굶주리는 백성이 속출하자 이들을 구휼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세금을 감면하는 등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로부터 많은 칭송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김만덕은 정조(正祖) 18년인 1794년 제주도에 또다시 대기근이 들었을 때 자신의 사재(私財)를 들여 내륙에서 쌀을 구해 제주도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줌으로써 수 많은 주민들의 생명을 구해 줬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제주상인과 전남 강진의 병영상인이 매우 활발한 유통을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제주도와 강진과의 해류에 따른 지리적 이점, 제주도가 강진 병영성(兵營城) 관할 지역이라는 점, 제주도에 돌이 많아 제주 기술자들이 돌을 잘다뤄 병영성 축조에 많이 투입된 점 등을 볼 때 내륙에서 구한 쌀과 물자가 강진 병영 등지에서 구입했을 개연성이 높다.
강진과 제주도의 이런 해상 교통의 강점은 조선 중기 및 후기 김만덕의 상업행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제주를 탐라(耽羅)라고 부르고 강진을 탐진(耽津)으로 부르는 것도 이러한 강진과 제주도와의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제주 상인 김만덕은 당시 상업과 상인이 가장 천시받았던 직업과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상인 기질과 절약을 통해 거상(巨商)이 됐으나 결코 인색하지 않고 근검절약으로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자선사업에 베풀어 과히 앙트레프레너로 불리울 만한 인물이라고 본다.
세이는 이 책을 통해 「국부론: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을 저술한 경제학의 아버지, 아담 스미스(Adam Smith)보다 경제학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자 한 것으로 보아, 스미스의 학문적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개념은 20세기 초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Werner Sombart)에 의해 처음 제시됐다고 하며, 앙트레프레너의 창조적 힘이 국가경제의 발전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으로 이를 슘페터가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확립한 것이다.
그리고 경영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는 앙트레프레너를 “새롭고 차별화되는 그 무엇인가를 창조해 가치를 변화시키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에도 많은 앙트레프레너들이 있어 왔으나 제주에서 활동했던 여성 상인(商人)으로 크게 성공해 큰할머니로 존경받은 인물인 제주 상인 김만덕(金萬德, 1739-1812년)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나라에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상인조직이 존재해 왔는데, 특히 조선 건국과 더불어 지역 기반의 상업활동은 더욱 발전했고 조선의 중기 및 후기에 이르러 전통 상인들은 독자적인 상인조직과 체계를 유지하며 발전했다.
김만덕은 중개상인 김응열의 딸로 태어나 어려서 부모를 잃고 이후 친척 집에서 기거하다가 어느 기녀(妓女)의 집에 맡겨지면서 관기(官妓)가 됐다. 그 후 제주 목사(牧使) 신광익(申光翼)에게 탄원해 양인(良人)의 신분을 되찾아 제주 건입포(建入浦) 일대에 객주(客主)를 차려 큰 돈을 벌었다고 전해진다.
참고로 신광익의 본관은 평산(平山), 자는 자경(子敬)으로 영조(英祖) 37년인 1761년 제주목사로 부임해 이듬해 제주도에 극심한 흉년이 들어 굶주리는 백성이 속출하자 이들을 구휼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세금을 감면하는 등 선정을 베풀어 백성들로부터 많은 칭송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이후 김만덕은 정조(正祖) 18년인 1794년 제주도에 또다시 대기근이 들었을 때 자신의 사재(私財)를 들여 내륙에서 쌀을 구해 제주도 주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줌으로써 수 많은 주민들의 생명을 구해 줬다.
흥미로운 점은 당시 제주상인과 전남 강진의 병영상인이 매우 활발한 유통을 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제주도와 강진과의 해류에 따른 지리적 이점, 제주도가 강진 병영성(兵營城) 관할 지역이라는 점, 제주도에 돌이 많아 제주 기술자들이 돌을 잘다뤄 병영성 축조에 많이 투입된 점 등을 볼 때 내륙에서 구한 쌀과 물자가 강진 병영 등지에서 구입했을 개연성이 높다.
강진과 제주도의 이런 해상 교통의 강점은 조선 중기 및 후기 김만덕의 상업행위에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제주를 탐라(耽羅)라고 부르고 강진을 탐진(耽津)으로 부르는 것도 이러한 강진과 제주도와의 관련성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제주 상인 김만덕은 당시 상업과 상인이 가장 천시받았던 직업과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타고난 상인 기질과 절약을 통해 거상(巨商)이 됐으나 결코 인색하지 않고 근검절약으로 모은 재산을 아낌없이 자선사업에 베풀어 과히 앙트레프레너로 불리울 만한 인물이라고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