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예산을 적기에 확보하지 못하는 바람에 자체 발주 공사가 지연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사 지연으로 인해 업체 측의 간접비 소송 제기도 잇따라 가뜩이나 예산 상황이 열악한 광주시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광주시의회 특별전문위원실의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2023-2024년 광주시를 상대로 제기된 공사 업체의 간접비 소송은 총 5건에 이른다.

시공사는 발주처의 귀책 사유로 공사 기간이 연장될 경우 공사 원가 외에 투입된 인건비와 장비 대여료, 사무실 임대료 등을 추가로 청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실제 광주 용두-담양 대전 고속도로 확장 공사의 경우 예산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토지 보상이 10개월가량 늦어졌고 공사 기간도 2년5개월 지연되면서 업체 측은 3억1천만원의 간접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최근 조정 합의로 마무리됐다. 광주시는 이번 추경에 조정금(배상금)으로 2억3천만원을 편성했다.

이 밖에 서창천 고향의 강 설계 변경으로 인한 지연(1억5천만원), 봉선배수지 토지 보상과 지장물 이설 지연(7억1천만원), 노사동반성장지원센터 공사 중단(1억6천만원), 무등경기장 국민체육센터 공사 중단(1억2천만원) 관련 간접비 소송은 현재 진행형이다.

광주시의회는 예산 미확보, 보상 지연, 설계 변경, 민원 발생 등으로 인한 공사 중단·지연 사례가 증가하면서 간접비 소송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광주시 종합건설본부에서 추진 중인 건설공사 63건(토목 37건, 건축 설비 26건) 중 공사가 일시 정지된 사업은 3건으로 확인됐다.

월전로-무진로 도로 개설 공사는 예산 미확보를 이유로, 제2순환도로 학운IC 교통 정체 개선 공사는 민원 발생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하남 시립도서관 건립 사업은 올해 본예산 수립 과정에서 담당 부서가 시설비 149억원을 요구했지만 50억원 반영에 그치면서 공사비 부족으로 한 달 반 동안 공사가 중지되기도 됐다.

광주시는 이번 추경에 42억9천만원을 추가 편성했지만 결국 공사 지연으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이 불가피한 데다, 시공사가 비용을 선(先)집행한 부분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시의회 특별전문위원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완전히 중단된 사업과 다른 부서의 사례까지 합할 경우 간접비 소송 가능성이 있는 사업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광주시의회는 광주시에서 진행하는 40억원 이상 규모 건설사업들을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도시철도 2호선 2단계 공사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까지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정기 광주시의회 특별전문위원은 “예산을 적절하게 편성하지 못해 공사가 지연되면 시민 불편은 물론, 더 큰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예산 부서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기수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