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듯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환으로 여기는 반려인들이 증가하면서 관련 서비스와 제품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세가 뚜렷한 펫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시리즈로 살펴본다. <편집자 주>

국민 소득이 높아지고 저출산·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가 맞물리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펫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반려동물과 관련된 경제 활동을 의미하는 ‘펫코노미’(Petconomy)가 새로운 비즈니스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19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364만가구였던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10년 만인 2022년 602만가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반려동물 한 마리당 월평균 양육 비용은 2021년 12만3천500원에서 2022년 15만3천800원으로 3만원 가량 증가했다. 이는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의 성장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산업 시장 규모는 2022년 8조6천억원을 기록했고 2032년에는 21조2천억원으로 연평균 9.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 산업은 펫 푸드(Pet food), 펫 헬스케어(Pet healthcare), 펫 서비스(Pet service), 펫 테크(Pet tech) 등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수요를 겨냥한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8월 4개 분야를 반려동물 관련 4대 주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맞춤형 육성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펫 푸드는 단순한 사료 제조를 넘어 반려동물의 건강과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는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 수제, 유기농, 비건(Vegan) 등 선택의 폭도 넓어졌으며 반려동물 전용 영양제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펫 헬스케어는 반려동물의 건강과 복지 향상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으로 예방접종, 정기 검진 등 의료서비스와 펫보험이 대표적이다. 코로나19 발생 전후 시기인 2019-2020년 국내 반려동물 양육 규모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음에도 관련 산업은 15.5% 성장했다.

펫 서비스는 반려동물 위탁, 교육, 장묘 시설 관련 산업으로 소비자의 요구가 커지면서 성장세가 뚜렷하다.

펫 호텔과 같은 위탁 시설은 장기 여행을 계획하는 반려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으며, 반려동물 행동 교정을 위한 훈련·교육기관과 장례 서비스 등은 다각화된 펫 산업을 보여주고 있다.

펫 테크 산업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반려동물 양육을 돕는다. 펫 관련 앱(APP)을 통해 반려동물의 건강과 움직임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원격 청소 기능으로 편리함을 더해준다. 펫 테크 제품은 반려동물의 안전, 건강, 놀이 등 다양한 측면에 기여해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반려동물 관련 산업은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현상에 따라 건강·수명 관련 의료 분야와 프리미엄 푸드 등 시장 고급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펫푸드 시장 규모는 2022년 7천800억원으로 일반 펫푸드 시장(4천500억원) 보다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반려인들의 반려동물 양육 기준이 높아지면서 좋은 품질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상품·서비스에 대한 수요 증가와 고급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펫헬스케어 시장의 성장과 함께 의료비 경감을 위한 펫보험 상품 역시 다양하게 개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문영 호남대 반려동물학과 교수는 “펫헬스케어, 펫서비스, 펫테크 등 국내 펫 시장은 다양한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며 “헬스케어 제품이나 의료기기가 개발되고 상품화되는 등 인의(人醫)에 못지않게 동물 의료 분야도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창업경진대회에 가보면 학과와 무관하게 펫 산업 관련 제품을 아이템으로 준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펫 휴머니제이션 현상에 따라 향후 펫 관련 산업이 갈수록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