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홍복학원 산하 광주 대광여고와 서진여고 통학로에 컨테이너가 설치돼 학생 통행 불편을 물론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9일 오전 남구 주월동 대광여자고등학교 정문에는 약 3m 폭의 컨테이너가 세워져 왕복 2차선 도로 중 한 차선을 차지했다.

이에 양방향 차량 통행이 어려운 데다, 서진여고 통학로 방향에서 불과 10m 남짓 떨어진 담벼락에 지주택 공사로 인한 안전망까지 설치돼 있어 학생들의 등하굣길은 아슬아슬한 상황이다.

등굣길에 만난 한 학생은 “최근 생긴 컨테이너로 인해 급식 차량 등이 올라오지 못하면 도시락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며 “다행히 한 차선에만 컨테이너가 있어 일방향 차량 통행이 되고 있지만, 두 학교의 등하교 시간에 학생들이 몰릴 때는 언덕이 꽤 경사가 있어 안전사고 등이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해당 통학로에 컨테이너가 설치된 것은 광주 한 개발업체가 지난 2016년 홍복학원 소유의 대광여고 앞 폐건물 부지를 매입했는데, 부지에 대광여고·서진여고 통학로 일부와 담벼락 등이 포함돼 이 부지를 인도받기 위해 강제집행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 업체는 지난 2017년 토지 반환 소송을 제기해 2019년 승소했고, 2022년 교육부와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토지 등가교환에 대해 ‘교환 가능’이라는 답변을 받았으나,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안건에 대해 결정을 하지 않아 소유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개발업체는 학교 측에 컨테이너를 설치해 통학로를 폐쇄하겠다고 예고했고, 학교 이사회 등은 이 같은 내용을 광주시교육청에 공유했다.

이후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1일 부교육감 주재로 통학로 관련 TF팀을 꾸려 14일 첫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으나 사립학교재산에 대해 제재할 마땅한 규정 근거가 없어 해결 방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홍복학원은 설립자가 1천억원대 교비 횡령 등 사학비리로 구속 수감되면서 지난 2015년 임시이사 체제로 전환한 뒤 법인 채무로 수년째 학교법인 재산 운영 결정 권한을 지닌 정이사 체제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홍복학원 임시이사회는 지난 14일 학교법인 정상화를 위해 설립자 채무 상환 계획 재차 확인, 외부 재정 기여자 모집 방안 등이 검토·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를 의결했다.

여동구 홍복학원 이사장은 “이달 초 개발업체로부터 통행로를 막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급식차가 못 올라오면 가장 피해를 보는 이들이 학생들이어서 유보 요청을 했다”며 “임시이사 체제에서 개인의 사유지를 임의로 교환하는 행위는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법률 해석이 있어 현재 변호사 자문 등을 구하며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안전한 통학로 확보를 위해 설립자의 조속한 결단과 함께 관계 기관들이 나서 더욱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문제는 학교법인과 개발업체가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행·재정적 지원이나 검토 요청서를 보내면 교육청은 참고해 권고 수준의 조치만 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다이 기자